테슬라 어디까지 추락? ‘대박론자’ 손절에 중고차도 헐값 취급

테슬라 강세론자, 550→315달러로 43% 하향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에 대한 ‘핸즈 오프(손을 떼라)’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한때 테슬라 주가를 650달러까지 전망한 월가 애널리스트가 테슬라 목표주가를 대폭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시위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주요 공격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테슬라 제품이 헐값에 팔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가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 목표주가를 종전 550달러에서 315달러로 약 43%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아이브스는 테슬라가 최대 6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는 본질적으로 전 세계에서 정치적 상징이 됐다”며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광범위한 반감이 테슬라의 시장 기반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브스는 “현재 테슬라는 자체적으로 야기한 브랜드 문제로 인해 전 세계 미래 고객 기반의 최소 10%를 잃거나 파괴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보수적인 추정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 크게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맞불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 제조공장을 두고 있지만, 아이브스는 “이것이 중국 소비자들을 BYD(비야디), 니오, 엑스펑(샤오펑) 등 중국산 제품을 더 사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이후 15% 넘게 떨어져 지난 4일 239.43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작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479.86달러) 대비 50% 하락한 수준이다.

머스크 역시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다. 그는 지난 5일 이탈리아 극우 정당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해 “미국과 유럽이 매우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길 바란다. 이상적으로는 무관세 체제로 나아가 자유무역지대를 실질적으로 창출하길 바란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다른 목소리를 냈다.

머스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에 대해서도 “(그가 보유한)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학위는 좋은 게 아니라 나쁜 것이다. 자아(ego)가 두뇌(brains)보다 큰 문제로 귀결된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첫번째 친구)’라는 인상때문에 트럼프 반대 진영의 주요 공격 표적이 되고 있다. 전날 미국 주요 도시에서 열린 1200건 이상의 트럼프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트럼프와 머스크는 나가야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테슬라를 팔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에드먼즈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차량이 전체 중고차 거래의 1.4%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테슬라 비중이 0.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 가량 넘게 뛴 수치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고 테슬라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며 “중고 테슬라 시장은 머스크와 트럼프가 가까워지기 전부터 수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는 이 시장에 더욱 불을 지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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