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벌이 나선 北 IT 노동자 수수료 챙기고 도운 日 30대 ‘쇠고랑’

운전면허증 이미지, 계좌번호 메신저로 전달
북한인 日 일자리 중개 사이트에서 업무 수주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외화 벌이에 나선 북한 IT 노동자에게 운전면허증 이미지, 계좌번호 등을 전달해 IT 업무를 수주할 수 있게 도운 일본인 2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8일 재팬타임스 따르면 일본 경신청 공안부는 전날 이같은 혐의를 받는 일본 오이타시 32세 회사원과 도쿄 기타구 34세 개인사업자 등 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20년 9~10월 각각 자신의 운전면허증 이미지와 은행 계좌번호를 해외에서 알게 된 자칭 북한 출신 지인에게 메신저 앱을 통해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전달받은 북한인은 일본의 대형 클라우드소싱 사이트에서 계정을 만들어 일본인처럼 수주 활동을 했다.

클라우드소싱은 기업과 개인을 연결해 업무를 중개하는 서비스로, 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나 웹사이트 제작 등의 작업이 포함된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인 2명으로 가장한 북한 노동자는 해당 사이트를 통해 일본 기업이 발주한 IT 업무를 수주했으며, 이들의 명의로 된 일본 내 은행 계좌로 보수를 받았다.

이후 이들은 수수료 약 1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인이 지정한 해외 은행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해당 클라우드소싱 사이트에는 북한에서 접속한 기록이 남아 있었으며, 등록된 계정에는 한국어 번역 오류로 추정되는 문구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신분을 위장한 ‘북한 IT 노동자’가 불법적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활동의 일환일 것으로 보고, 민간기업과 기관 등에게 웹페이지 제작 같은 일감을 주문할 때 가짜 신분증을 사용해 일본인처럼 행세하는 북한인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일본 당국은 북한 IT 노동자에게 업무를 발주하고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가 외환법(외환 및 외국무역법) 등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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