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판관 지명’ 한덕수에 “자기가 대통령 된 것으로 착각”

“호랑이 굴 들어간 토끼, 호랑이 되는 것 아냐”
민주당, 한 대행 결정에 법률적 대응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총리가 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한 데 대해 “한 권한대행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걸로 착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오전 공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헌법재판소 구성은 선출된 대통령 선출된 국회가 3인씩 임명하고 중립적인 대법원이 3인을 임명해서 구성하는 것”이라고 한 대행을 비판했다.

이어 “한덕수 총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오버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한 대행의 이같은 결정에 대한 법률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란 동조세력의 헌재 장악 시도”라며 “권한쟁의 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대행이 위헌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이 두 사람에 대한 지명은 원천 무효”라고 꼬집으며 “특히 이완규 법제처장은 내란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미 고발이 되는 등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라며 “비상계엄 당시 부적절한 모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란 공모 의혹이 짙은 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변인은 “이런 사람을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아울러 공수처도 이 법제처장에 대한 수사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또 한 대변인은 “헌재가 만들어진 이후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경우는 한 번으로, 대법원장 추천 재판관이었다”며 “(한 대행이) 대통령이 지명해야 될 두 사람을 지명하는 건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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