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B 뱅크 제임스 홍 행장 전격 퇴진…알렉스 고COO 후임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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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B뱅크의 제임스 홍 행장이 임기만료를 불과 2주일여 남긴 시점에서 전격 퇴임한다..

홍 행장은 지난 2021년 하와이 오하나퍼시픽 뱅크 행장 시절 CBB뱅크와의 인수합병으로 은행에 합류했다. 이듬해인 2022년 3년 임기로 행장에 취임했지만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계약 만료일인 오는 19일을 끝으로 은행을 떠나게 됐다

당초 홍 행장은 연임이 유력시됐지만 이사회가 느닷없이 행장을 새로 선임하기로 결정, 본의 아니게 퇴진하는 모양새다.

불과 몇주 전까지만해도 CBB뱅크 내부에서는 홍 행장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다른 후보군에 대한 검토나 면접은 현재 진행하지 않고 있다”라며 “홍 행장이 취임 이후 은행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며 동부지역 진출에도 성공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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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CBB뱅크를 떠나게 된 제임스 홍 행장

일반적으로 빠르면 6개월전,늦어도 한달 전에는 행장의 재계약 여부가 발표되는 한인은행계의 관행도 있고, 발표가 늦어질 수록 연임이 결정된 사례가 많았다는 점도 홍 행장의 재계약에 무게를 실어주는 근거였다.

하지만 지난 3월 27일 열린 이사회 이후 분위기는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사회를 계기로 홍 행장의 연임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논의만 했지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라는 이사회 소식이 전해지자 교체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인은행 사정에 밝은 금융계의 한 인사는 “CBB는 다른 은행에 비해 의사결정 과정이 특이하다”라며 “의견을 취합해 결정을 내리기보다 특정 인사의 입김이 크다”라고 이번 교체결정이 박순한 이사장의 뜻임을 시사했다.

CBB뱅크는 홍 행장의 전임 조앤 김 행장을 계약만료 불과 1주일 전에야 교체 결정을 내렸고 2011년에도 최운화 창립행장과 재계약하는 분위기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나게 한 과정도 흡사했다.

비상장은행이긴 해도 주주들의 투자로 설립돼 운영되는 금융기업이 납득할 만한 과정과 절차 없이 이사회의 밀실에서 최고경영자 교체를 결정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감독당국의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에서는 안정 보다 외적 성장을 원하는 이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행장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도 미국의 경제 상황과 다른 한인은행의 경영 실적 등에 비해 순익 및 기타 수치 감소는 큰 문제로 지적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미 중소기업청 (SBA)대출이나 자산 및 자본 대비 수익률 등이 다른 한인 은행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보여 홍 행장을 높게 평가하는 이사들이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은행 이사회의 실세인 이사장과 그 측근 이사들이 자산 증가폭이 전년 대비 약 3%선에 그치면서 수년간 정체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적은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알려진다.

실제 CBB 은행의 자산은 지난 수년간 17~18억 달러 수준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자산 자체 보다는 부실 비율이나 수익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 경영진의 주장이지만 다른 은행과 몸집 차이가 커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는 것이다.

한동안 CBB와 동급이던 오픈 뱅크의 경우 자산이 지난해 4분기 기준 23억달러를 넘기면서 체급의 차이를 보이고 있고 최근 제일IC와 합병을 선언한 메트로시티 등도 CBB를 넘어선지 오래다.

남가주 소재 한인은행 중 최소 규모인 US 메트로 뱅크 조차 자산 규모가 14억달러로 CBB의 턱밑에 오르고 있다.

CBB이사회에서는 향후 다른 은행과 합병하거나 타지역 진출을 위해서는 자산 20억달러는 넘어야 했다는 지적과 함께 행장 교체론을 들고 나왔다는 얘기다.

홍 행장의 후임은 내부 임원 가운데 알렉스 고 최고 운영책임자(COO)가 유력시되고 있다.

고 CCO는 주 업무 분야인 재무 관련으로는 능력을 인정 받고 있지만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리고 있어 변수가 된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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