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전광판 걸고 축하한 치킨집…본사 “점주 개인 의견일 뿐” 사과

인천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곤혹 치러
“부적절 게시물로 물의 빚었다” 사과


인천 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 외부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축하하는 전광판이 걸려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기뻐한 나머지 외부 전광판에 이같은 문구를 표출한 한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혼쭐이 났다. 본사로부터 추후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경우 폐점 조치하겠다는 경고를 받은 가맹점주는 결국 전광판에 사과 문구를 올려야했다.

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한 프랜차이즈 치킨 집 매장 점주가 정치 성향을 이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낸 뒤 당한 일과 관련한 게시물이 올라 와 퍼지고 있다.

해당 매장 간판 사진을 보면 외부 큼지막한 전광판에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문구가 큰 글씨로 적혔고, 그 아래에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보다 작은 글씨로 표출됐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선고 직후 노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해당 매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이른바 ‘좌표’ 찍기를 당해 ‘별점 테러’를 당하고 본사에도 항의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후기를 남길 수 있는 페이지에는 “덕분에 앞으로 OO치킨 안 먹는다”, “여기가 좌O치킨인가요?”, “치킨집을 파면하라”, “정치적 발언을 손님에게 강요한다” 등 불만 글이 잇따랐다.

반면 “핵 미사일이 떨어져도 이 치킨집은 지킨다”, “별쭐 내주러 옴”, “먹어본 치킨 중 제일 맛있다”며 옹호하는 댓글도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축하 문구를 전광판에 표출한 인천 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이 고객 항의와 본사 경고를 받은 뒤 사과 문구를 내건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논란이 커지자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가 먼저 사과문을 올렸다.

본사 측은 “금번 특정 매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게시물로 인해 불편을 겪게 해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본사는 이번 사태를 엄중한 일로 보고 해당 매장에 대해 본사 고위 임원이 직접 방문해 강력히 경고했다. 해당 점주는 자신의 부적절한 게시물로 인해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고 본사와 여타 가맹점 및 고객들에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또한 “문제의 게시물 내용은 해당 점주의 개인 의견일 뿐이며 본사와는 무관하다”라며 “차후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하는 경우 본사는 폐점을 비롯한 최고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매장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맹점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매장도 전광판에 사과문을 따로 게재했다. 가맹점주는 전광판을 통해 “최근 매장 외부에 노출하였던 정치 관련 부적절한 게시물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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