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아이디어 준비됐다, 더 큰 시장 욕심 나”…‘엔터 거장’의 끝 없는 도전

배우·감독·경영까지…‘엔터 거장’ 반열 오른 이정재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이노베이트코리아서 ‘토크 콘서트’
“아이디어만 있으면 실현 가능…더 큰 시장 기회 만들 수 있을 것”


9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5’에서 이정재 아티스트컴퍼니 이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대전)=박세정 기자] “결핍이죠”

오징어게임의 성공으로, 배우로서 경험할 수 있는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라간 배우 이정재. 배우 이자 감독, 엔터테인먼트 경영자로 ‘엔터 거장’의 반열에 오른 그가, ‘K콘텐츠’의 원동력으로 꼽은 대답은 다소 의외다. 그는 과거 할리우드보다 뒤떨어진 자본력, 기술력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소재의 경쟁력이 결국 오늘날 K콘텐츠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제는 ‘기술’의 한계도 극복했다. 그는 세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린 ‘엔터테크’의 기술력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더 큰 시장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카이스트의 역할과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9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5’에서 이정재 아티스트컴퍼니 이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K콘텐츠는 달항아리”…‘기술+아이디어’가 엔터테크의 미래= 이정재 아티스트컴퍼니 이사는 지난 9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5’에서 ‘엔터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토크쇼에 패널로 참석했다.

토크쇼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의 진행으로 이 이사를 비롯해 황경주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이사, 박혜림 헤럴드경제 기자가 함께 참여했다.

이 이사는 ‘K콘텐츠’를 ‘달항아리’에 빗대 과거의 ‘결핍’이 오히려 현재의 가치를 높이는 비결이 됐다고 봤다. 그는 “과거 중국, 일본은 도자기 재료, 기술이 풍부했을 때 한국은 부족한 재료로 달항아리를 만들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달항아리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어떤 철학이 들어가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결핍을 극복한 아이디어와 집념, 노력이 오늘날의 K콘텐츠를 만든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9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5’에서 정재승(왼쪽부터) 카이스트 교수, 이정재 아티스트컴퍼니 이사, 황경주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이사, 박혜림 헤럴드경제 기자가 토크 콘서트에 참여하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대전=이상섭 기자


과거의 결핍이 극복된 부분도 많다. 엔터에 적용된 ‘기술력’이다. 이 이사는 “우리가 하고 싶은 장면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이제 영화 현장에서도 충분히 갖춰졌다”며 “저예산 영화에서도 ‘생활 CG’가 필수적으로 사용될 만큼 기술은 뒷받침 됐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더 큰 도전에 욕심을 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이사는 “회의를 할 때도 기술적인 이야기에 상당 시간을 쏟는다”며 “과거에는 넘 볼 수 없었던게 많았다면 지금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다 보니, 더 욕심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고민도 깊다. 황경주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이사는 “엔터와 기술 융합을 이뤄서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회사다”며 “K콘텐츠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테크 적용을 강화해야한다는 고민을 매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9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5’에서 이정재 아티스트컴퍼니 이사의 토크 콘서트에 앞서 카이스트 학생들이 오징어게임 로봇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얼음” 오징어게임 ‘깜짝’ 재연, 행사 ‘백미’…카이스트 협업 기대감도= 이 이사는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 오징어게임의 “얼음” 장면을 깜짝 재연해 객석의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토크쇼에 앞서 카이스트 로봇 동아리 ‘미스터(MR)’ 학생들이 오징어게임을 콘셉트로 선보인 무대가 마련됐다.

움직이면 총을 쏘는 로봇,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고개를 움직이는 영희로봇, 움직임을 따라 하는 철수 로봇 등 카이스트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로봇으로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무대다. 파란 버튼을 눌러야만 로봇을 공격을 멈출 수 있다는 흥미로운 스토리로 무대가 꾸며졌다.

9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5’에서 이정재 아티스트컴퍼니 이사와 카이스트 학생들이 오징어게임 로봇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이 자리에서 학생들의 깜짝 요청으로 이정재 이사가 흔쾌히 학생들과 함께 무대에 참여했다. 이 이사는 “저 파란 버튼을 눌러 우리를 구해주세요”라는 학생들의 요청에 무대 앞으로 나와 팔로 얼굴을 가리는 ‘얼음’ 장면을 학생들과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계적인 배우와 학생들의 깜짝 퍼포먼스에 객석에선 큰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 이사는 “작품을 패러디해줘서 감사하고 학생들이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아 노고에 감사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과학기술의 미래 주역인 카이스트 인재들을 통해 엔터테크의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 이사는 “모든 것은 협업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그 답이 있다고 믿고 있다”며 “카이스트 여러분들이 엔터 비즈니스 사람들과 함께 기술 협업을 하면 시장에서 큰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도 “기술도 최고 수준의 대상과 상호작용을 할 때 최고 수준을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카이스트에 자주 방문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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