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다중밀집 상황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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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체험 박람회에서 심폐소생술을 체험하고 있다. 손인규 기자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좀 더 세게요, 심장이 압박을 느끼려면 좀 더 강해야 해요”
갑작스럽게 심정지 환자를 만나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하나 허둥지둥 대기만 한다면 그 소중한 골든타임에 환자는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응급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필요하다.
지난 2~3일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재난안전체험 박람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찾아 재난 상황에 대비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기자도 박람회에서 직접 심폐소생술, 다중밀집 상황 등을 체험했다.
심폐소생술 체험관에서는 사람 모양의 인형을 두고 직접 가슴 압박을 해보는 체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체험관을 운영하는 소방관은 “한 손등을 다른 손으로 덮으면서 깍지를 끼고 양 가슴 사이 명치 중앙을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강하게 눌러야 한다”며 “생각보다 강하게, 갈비뼈를 부러뜨릴 수 있다는 정도로 압박해야 심장까지 힘이 전달된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는 인형에게 1분간 가슴 압박을 시행해 봤다. 30초 정도가 지나자 손과 어깨에 힘이 빠지면서 속도가 느려졌고 강도도 약해졌다.
그러자 소방관은 “좀 더 강하게 누르세요. 그래야 환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라고 독려했다. 단 1분간의 체험이었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이 절대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체험을 서모(27) 씨는 “예전에 회사에서 교육받아 알고는 있었지만 오랜만에 해보니 또 새롭다”며 “이런 교육은 자주 할수록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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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운집 인파 체험 모습. 손인규 기자 |
다중밀집 상황도 체험해 봤다. 지하철 상황을 구현한 체험부스에 들어가자 행사 관계자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양쪽에 설치된 사람 모양의 인형들이 서서히 몸을 조여왔다. 숨이 ‘턱’하고 막힐 정도로 압박이 강했다.
체험 관계자는 “이는 일반적인 만원 지하철의 상황을 재현한 것”이라며 “사람이 많아지면 손으로 가슴 쪽을 방어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만약 손으로 못하면 가방을 앞으로 메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체험 박람회에는 많은 어린이들도 참여했다. 어린이들은 안전하게 횡단보도 건너기, 소화기 분사, 승강기 탈출 등을 체험하고 있었다. 용산 한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박람회에 참석한 A(6) 양은 “지진 체험을 해봤는데 무서웠지만 또 재미있었어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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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기 안전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용산구 제공] |
용산구는 ▷생활안전 ▷화재안전 ▷교통안전 ▷자연재난 ▷응급처치 등 5개 안전 분야에 맞춰 ▷다중밀집안전 ▷감염병 예방 ▷소화기·완강기 사용 ▷교통안전 ▷보행안전 ▷지진·화재대피 ▷미세먼지 ▷심폐소생술 ▷AED(자동심장충격기) 체험 등 20개 이상의 다양한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용산구에 따르면 이틀간 진행된 박람회에는 약 2400명이 다녀갔다.
용산구 관계자는 “기존 안전 체험 박람회가 주로 어린이들만 참여하는 행사로 치러졌다면 이번 박람회는 어른들도 체험할 다양한 부스를 마련했다”며 “안전은 체험하면서 몸으로 익히는 것이 나중에 상황이 발생했을 때 좀 더 침착하게 대처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행사가 열린다면 나 자신과 주변 사람을 위해서라도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