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대응 무색…그저 트럼프 입만
미증시 20%대 낙폭 가상자산은 60%대
관망세 조언…韓 수혜주 가전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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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올해 증시와 가상자산 및 원자재 투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각 국에 ‘관세 목줄’을 죄다 풀면서 급등락이 펼쳐진다. 각 자산 별 투자전략을 세우기 무색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사실상 ‘트럼프 입’만 쳐다보고 있다.
압권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조치가 결정된 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우려가 격화한 최근 이틀 남짓이다. 하룻밤 새 미국 대형 7개 기술주 시가총액은 2700조원, 가상자산 시총은 390조원이 오르내렸다.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금값은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선이 붕괴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의 올해 고점 대비 저점 간 변동폭은 14.14%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9일 2671.52를 찍었지만 지난 9일 미국 상호관세 여파로 2293.70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 정도 낙폭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증시가 붕괴된 2020년(55.54%)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변동폭(11.65%)보다는 2.5%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코스피 하락선이 주요국 대비 버텨주면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이지만, 투자자들의 대응 난이도는 한층 올라간 셈이다.
해외 증시 변동폭은 더 크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올해 23.87%,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은 23.31%, 닛케이 지수는 22.32%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미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작년 버블경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일학개미’ 열풍을 불러왔던 일본 증시 투자 규모도 급감하고 있다.
올해 초 저비용 고효율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 모멘텀으로 기술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내는 중국 증시(상해종합지수9.71%)만 비교적 낙폭이 낮았다.
변동성을 키운 주범은 단연 트럼프 대통령이다. 9일 상호 관세 정책이 시행된 지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하고 유예 조치를 내리면서 한국, 미국 증시를 비롯한 가상자산 등이 급등했다. 나스닥지수는 2001년 1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은 2008년 이후 하루 최대의 상승 기록을 각각 수립했다. 이날 하루에만 미국 7개 대형 기술주의 시총은 1조8600억달러(2700조원)가 늘었다.
하루도 채 안 돼 미중 관세 갈등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나스닥(-4.31%), S&P500(-3.46%) 등 미 증시는 급락했다. 대중 관세 합계 비율이 145%에 달하고, 중국의 보복관세(84%)가 발효되면서 불안감이 커진데 따른 차익실현으로 풀이된다. 전날 8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가 발생하며 급등했던 코스피도 이날 하락출발하며 2400선이 위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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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인 가상자산의 변동폭은 증시를 뛰어넘는다. 비트코인은 올해 고점(10만6147달러) 대비 저점(7만6273달러) 간 격차는 28.14%에 달한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무려 61.56%를, 국내 투자 비중이 높은 리플은 50.27%를 기록했다. 이외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자산 비축 대상으로 지목한 솔라나와 카르다노(ADA)는 각각 62.74%, 54.51%을 나타냈다.
원자재 시장도 출렁였다. 안전자산인 금은 미국 상호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날 3%대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금 선물온스당 3177.5달러)를 경신했다. 다만 올 들어 꾸준히 상승하지 않고 등락하면서 낙폭은 20.74%를 기록했다. 전기전자·태양광·의료 부문에서 산업용으로도 쓰이는 은도 16.26% 등락을 나타냈다.
각종 산업재에 쓰여 경기 전망의 선행 지표로 불리는 구리는 29.62%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톤(t)당 9646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발표한 뒤 연일 하락해 지난 8일(8760달러)까지 9.2% 떨어졌다.
이날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2.22% 하락하며 59.1달러로 마감했다. WTI선물 가격이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이후 경기침체 우려가 부상하면서 4거래일 연속 급락세다. 천연가스 선물도 올 들어 가격이 47.54% 오르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과 합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변동성 우려를 낳고 있다. 변동성에 시달린 월가에서는 관망세를 유지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빌 그로스 핌코(PIMCO) 공동 창업자는 “대통령이 밤에 푹자고 일어나서 어제 정책을 바꿨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미국 주식을 소유하고 싶나”며 “투자자들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 “(상호관세 유예조치) 90일 이후 정책 불확실성 여전히 남아있으나 무역협상을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및 자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진행될 전망이다”며 “이번 정책 시프트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금리 급등 및 주식시장 폭락 등에 따른 경기침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 미중갈등 당시를 참고해, 수혜주를 주목해볼만 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 “트럼프 행정부 1 기 당시 중국 규제는 2018년과 2019년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한국 IT 하드웨어 기업들(특히 단순 조립 및 모듈)에게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TV와 가전, 삼성(갤럭시) 및 스마트폰 부품주, MLB 기판 업체를 수혜 종목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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