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꿈’ 64개국 월드컵 방안에 AFC 회장도 반대

“48개국으로 이미 결정…혼란만 초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 [AFP]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세계인의 축구 축제 월드컵의 본선 참가국 수를 64개로 늘리자는 제안에 대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수장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AFP는 12일(한국시간)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이 2030년 월드컵 출전국을 64개 팀으로 확대하자고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요청한 데 대해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AFC 총회에 참석한 살만 회장은 AFP와 인터뷰에서 남미연맹의 제안을 두고 “개인적으로는 찬성할 수 없다”면서 “2030년 대회에 48개국이 참가하는 것은 이미 결정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가국 수에 계속 변화의 여지를 둔다면 누군가는 132개국으로 늘리자고 요구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대회를 치른 FIFA 월드컵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32개국이 본선에 출전해오다 북중미 3개국(미국, 캐나다, 멕시코)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대회에서 48개국으로 참가국 수가 확대됐다.

여기에는 14억명으로 세계 2위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본선에 참여한다면 막대한 광고료와 중계권료, 흥행수익이 부가될 수 있다는 FIFA 측의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이 공동개최국으로 예선에서 빠지면서 단 한 차례 2002년 월드컵을 경험했던 중국은 2015년 ‘축구 굴기’를 외치고 2030년까지 아시아 최강으로 선다는 목표를 세워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다만 여전히 자력으로는 본선 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세계 100위권 안팎의 실력에 그치고 있다.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도 매우 난망한 상황이다

2030년 대회는 유럽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아프리카의 모로코 3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여기에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남미의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도 총 104경기 중 한 경기씩을 치르기로 해 사상 처음으로 3개 대륙 6개국에서 대회가 열리게 됐다.

그런데 지난달 초 온라인으로 진행된 FIFA 평의회 회의가 끝나갈 무렵 이그나시오 알론소 우루과이축구협회장이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30년 대회에 한해서 참가국을 64개로 늘리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제안이 축구 산업을 키우고 전 세계 축구 발전을 목표로 각종 국제대회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지지를 받는 걸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참가국이 64개로 확대되면 경기 수 및 대회 기간도 늘어나야 해 선수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대륙별 예선전은 사실상 무의미해지거나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이달 초 월드컵 본선에서 64개 팀이 겨루게 하자는 요구에 대해 “나쁜 생각”이라며 “정말 놀라웠고, 당치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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