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 도운 죽마고우 캐디

마스터스 우승 직후 뜨겁게 포옹하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와 캐디 해리 다이아몬드. [사진=masters.org]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가장 가까이에서 도운 캐디 해리 다이아몬드가 화제다.

미소년 이미지의 해리는 매킬로이의 죽마고우(竹馬故友)다. 둘은 7살 때 고향인 북아일랜드 할리우드의 한 골프장 퍼팅 그린에서 처음 만나 오늘날까지 우정을 나누고 있는 ‘찐친’이다. 둘은 주니어 시절 함께 골프를 했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해리는 2012년 웨스트 오브 아일랜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실력자였다.

둘의 사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마스터스 우승 장면에서 나왔다. 로리는 지난 13일(미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의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후 곁에 있던 죽마고우 해리를 끌어안고 한동안 오열했다.

해리는 친구가 레전드의 반열에 오르는 순간을 함께 한 행운아였는데 이 장면은 깊은 감동의 울림을 줬다.

로리는 마스터스 우승 인터뷰에서 친구 해리에 대해 “우리는 7살 때 처음 만났는데 정말 많은 좋은 시간과 순간을 함께 했다”며 “해리는 제 인생에서 큰 형(Big Brother)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둘은 ‘제5의 메이저’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2025년)에서 우승했고 미국과의 대륙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도 승리했으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페덱스컵(2019, 2022년)과 레이스 투 두바이(2022~2024년)도 제패했다. 그리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순간까지 함께 했으니 정말 많은 좋은 시간과 순간을 함께 한 셈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순간을 함께 한 로리 매킬로이와 친구 해리 다이아몬드. [사진=masters.org]

해리는 전문 캐디가 되기 전 우정 차원에서 종종 친구 로리의 백을 멨는데 그 시간엔 2011년 마스터스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다 지난 2017년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을 앞두고 로리가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전문 캐디 J.P. 피츠제럴드와 결별한 뒤 해리에게 먼저 캐디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이번 마스터스 우승까지 둘이 합작한 승수는 무려 20승에 달한다. PGA투어에서 16승, DP월드투어에서 4승을 합작했다. 놀라운 점은 해리가 로리의 백을 멘 후 치른 5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점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마스터스 연장전까지 승률 100%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데이터는 골프가 멘털 게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

로리는 이번 마스터스의 여정에서 롤러 코스터와 같은 부침 속에 우승을 일궈냈다. 17번 홀 버디로 우승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18번 홀의 세컨드샷 벙커행에 이은 5피트(약 1.5m)짜리 파 퍼트 실수는 로리를 무너뜨릴 악재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죽마고우 해리의 다독거림은 연장전에서 반전을 가져다주는 힘이 됐다. 로리에겐 골프를 잘 아는 전략가 친구가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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