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코어 “달러 약해지고 주식 투매 예상…인하 압박시 더 못내려”
시카고 연은총재 “고물가·저성장 우려”…트럼프는 파월 향해 “실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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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증시상황을 두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금리를 인하할 것을 압박하는 등 중앙은행 흔들기가 지속될 경우 주식과 채권의 투매 현상이 벌어지는 등 금융시장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월가와 연준 인사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투자은행 에버코어에서 글로벌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팀을 총괄하는 크리슈나 구하는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연준 의장을 실제로 해임하려 한다면 채권금리 상승, 달러 가치 하락, 주식 투매 등 강한 시장 반응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연준의 독립성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이는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에 못 이겨 연준이 실제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될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으로선 오히려 금리 인하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FHN파이낸셜의 윌 콤퍼놀 거시전략가도 블룸버그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당연히 주어지는 게 아니다”며 “한 번 신뢰를 잃으면 이를 되돌리기란 매우 어렵다”며 “파월 의장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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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경제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이날 CNBC에 출연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침해될 경우 결국 고물가와 저성장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굴스비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장기적으로 방해가 있으면 힘든 순간에 놓였을 때 금리 인상이란 어려운 일을 수행할 의지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곧 높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악화, 높은 실업률로 귀결됨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월가 전문가와 연준 인사의 이 같은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흔들기’ 공세가 점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a major lose)’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썼다.
그는 파월 의장이 지난해 대선 기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내렸을 때를 제외하곤 항상 결정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하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퇴 압박성 발언을 해 월가의 우려를 키운 바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임기 만료 전에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