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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단일화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선 구심점이 돼야 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까지 표류하고 있다. 경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안철수·한동훈·홍준표 전 후보들도 장외에서 설전을 벌이면서 지지세 결집은 물 건너갔다는 자조가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지난 4일 상견례 격으로 열렸던 첫 회의 이후 추가 회의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 한동훈·안철수·나경원·양향자·주호영·권영세·권성동·황우여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장동혁 사무총장,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 등 선대위 인선을 발표했으나 닻을 띄우지 못했다. 한동훈 전 후보 측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발했고, 장동혁 의원은 사무총장 인선 사흘 만에 직을 고사하면서 이양수 사무총장이 유임됐다. 그 사이 김 후보 측은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이 침해됐다고 반발했고, 당 비상대책위는 지난 5일 이를 수용해 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으나 선거 실무에 착수하지 못한 채 공전 중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뒷짐을 진 채 오히려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선대위 합류를 고사한 한 전 후보는 5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문수·한덕수 후보의 단일화 갈등에 대해 “오히려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얘기하는 게 더 놀랍다”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전 대표는 지금 당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 당과 함께 이재명을 막을 의지가 있습니까”라고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2차 경선 무대에 올랐던 후보 중 유일하게 선대위에 참여한 인사다.
안 후보는 전날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을 단순히 선대위원장이라는 자리로 모아두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도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쉽게 양보할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경선을 치를 이유가 없었다”며 “그럴 거였다면 처음부터 한덕수 후보를 추대했으면 될 일”이라고 적었다.
대선 경선 탈당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탈당한 홍준표 전 후보는 이날 “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 무상 열차를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라고 당 지도부를 작심 비판했다. 홍 전 후보는 “김문수는 ‘김덕수(김문수+한덕수)’라고 자칭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 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트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며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고 했다.
당내에선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둔 채 경선이 진행되면서 불필요한 갈등이 쌓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경선 캠프 관계자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쏟아내면서 나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주소현·김해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