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통한 우회상장 수요 늘어
코넥스·코스닥·코스피 상장사들 간 이전상장이 올해 단 1건에 그치고 있다. 코스닥사가 코스피로 이동 시 기대하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고,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한 코스닥 우회 상장을 선호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곳은 아직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포스코DX와 엘앤에프 두 곳이 있었고, 2023년 SK오션플랜트가 코스피로 입성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와 2023년 각 세 곳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다. 올해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한 자동차부품사 한국피아이엠 1곳이다.
코스닥 대장주들이 코스피로 둥지를 옮기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졌다. 2017년 카카오(17조225억원), 2018년 셀트리온(시총 35조7452억원)이 이전상장했고, 최근 2년 동안 포스코DX와 엘앤에프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코스피로 넘어갔다. 지난해 11월 에코프로비엠(9조8388억원), 12월 HLB(7조7277억원)가 이전상장 계획을 알렸다.
올 들어 코스피로 이전 시도가 주춤한 건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고, 패시브 자금 유입마저 긍정적이지 않은 배경이 깔려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흑자 기조를 유지 시 이전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세에 더해 미국 관세전쟁 여파로 차량 판매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다. 관세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로 포드 등 북미완성업체(OEM)가 차량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대목도 부정적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 측면도 낙관적이지 않다. 개인투자자 위주인 코스닥 시장에서 벗어나 안정적 자금 유치를 노리지만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17조6000억원 가까이 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20조원 가까이 들어왔던 흐름과 대비된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 시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확실히 뒤쳐진다는 평가가 있어야 (이전상장)결정이 쉬운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판단이 어렵다보니 관망하는 기조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유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