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친환경적이라는 점 입증 안 돼…거짓·과장 광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자사제품이 친환경적이라고 거짓 광고한 패션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환경보호 효과와는 무관한 제품을 팔면서도 친환경이라고 위장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아이티엑스코리아(자라)·이랜드월드(미쏘·스파오)·무신사(무신사 스탠다드)·신성통상(탑텐)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대해 경고 조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친환경적인 측면이 없는 자사 제품 상품명이나 설명란에 ‘에코’, ‘친환경 소재’, ‘지속가능한’ 등 포괄적으로 친환경적인 표현을 사용해 광고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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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사 스탠다드 인조가죽 제품 판매 화면(예시)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자라는 인조·동물가죽 제품을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판매하면서 ‘에코 레더’, ‘에코 시어링’, ‘에코 스웨이드’, ‘에코 퍼’ 등 친환경적 표현을 포함해 광고한 혐의로 지난 8일 제재를 받았다.
미쏘·스파오도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광고에 ‘에코’라는 단어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상품 설명란에는 ‘지속가능한’, ‘ECO LEATHER 100%’, ‘ECO VEGAN LEATHER’ 등 표현과 친환경 마크를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미 제작된 원단을 해외에서 들여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공정은 거치지 않았음에도 이런 표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방식으로 그린워싱 광고를 한 무신사 스탠다드와 탑텐도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들 사업자의 인조가죽 제품은 모두 폴리에스터 등 석유화학 원단 등으로 제작돼 생산 단계에서 미세 플라스틱 등 인체·환경에 해로운 오염물질을 배출한다고 판단했다. 내구도나 생분해성이 낮아 사용·폐기 단계에서도 친환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문제가 된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특별히 더 친환경적이라는 점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에 따르면 원료 획득→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상품의 생애주기 전 과정을 기준으로 봤을 때 환경성이 개선돼야 친환경 상품으로 표시·광고할 수 있다.
다만, 업체들이 조사 시작 후 문제가 된 문구를 삭제하거나, ‘페이크’(가짜), ‘신세틱’(인조)으로 대체하는 등 자진시정한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경고 조치에 그쳤다. 이후 또다시 그린워싱 광고를 하다가 적발된다면 시정명령·과징금 등 더 강도 높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