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 때리는 무명 정유준..한국오픈 선두 돌풍

대회 첫날 6언더파를 몰아쳐 2타 차 선두에 나선 무명 정유준. [사진=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획득한 무명 정유준이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원)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다.

장유준은 22일 강원도 춘천의 라비에벨 듄스 코스(파71/7426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경기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5타로 선두에 나섰다. 4언더파 67타를 기록한 공동 2위 파차랏 콩왓마이(태국), 제드 모건(호주)과는 2타 차다.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정유준은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력을 바탕으로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았으며 13, 17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 3타를 줄였다. 정유준은 후반 첫 홀인 1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낚았으며 5, 6번 홀에선 연속 버디를 추가했다.

정유준은 경기 후 “페어웨이가 아주 좁다. 하지만 티샷이 좋았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며 “러프는 우정힐스 컨트리클럽보다 길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모든 플레이가 만족스럽게 이루어졌다. 최근 티샷이 흔들렸는데 오늘은 티샷과 퍼팅 모두 좋았다. 특히 버디 퍼트가 잘 떨어졌다”고 말했다.

투어 3년 차인 정유준은 우승은 고사하고 아직 한 번도 톱10에 든 적이 없는 무명이다. 최고 성적은 루키 시즌이던 지난 2023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과 올시즌 KPGA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14위다.

정유준은 K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중 한명이다. 올시즌 평균 308.95야드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를 기록해 장타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맘껏 드라이버를 휘두르면 330야드 이상을 보낼 수 있다. 정유준은 “지난해 군산CC오픈 때 장유빈과 함께 쳤는데 거리에서 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유준은 예선 통과자 38명 가운데 32위로 출전권을 땄으나 첫날 선두에 나서면서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받게 됐다.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을 어떻게 극복하며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나머지 라운드의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준은 이를 의식한 듯 “이제 1라운드가 종료됐다. 아직 사흘이 남았다”며 “오늘 같은 마음으로 나머지 라운드도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2006년부터 예선을 도입한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오른 선수가 우승한 사례는 없다.

대회 코스인 듄스 코스는 페어웨이 폭을 15~20m로 좁혔으며 러프 길이는 A컷은 3.5cm, 깊은 페스큐 러프는 5cm 이상으로 길렀다. 러프 길이가 아주 길지는 않지만 플라이어가 나 거리 조절에 애를 먹었다는 게 선수들의 말이다.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 미터 기준 3.8m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두 번 잔디를 자르고 한 차례씩 롤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우승상금 5억원을 차지하기 위해선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려야 하며 정교한 퍼팅으로 버디 기회를 살려야 한다.

공동 2위로 첫날 경기를 마친 파차라 콩왓마이. [사진=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제공]


지난 2021년 아시안투어 라구나 푸켓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콩왓마이는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단독 2위로 출발했다. 콩왓마이는 지난 2023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고군택에게 패해 준우승을 거둔 바 있다.

국가대표 김민수(호원 방통고 2년)는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왕정훈, 장준형, 유송규, 데이비드 보리분섭(태국)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182cm 88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김민수는 아마랭킹 1위로 올해 허정구배 한국 아마와 최등규배 매경 아마추어, 빛고을 중흥배 아마추어에서 3승을 거뒀다.

김민수는 “바람이 안 불어서 성적이 잘 나온 것 같다. 페어웨이가 좁기 때문에 티 샷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예선 통과만 하자는 마음으로 출전했는데 조금 더 욕심을 부려도 될 것 같다. 언젠가 로리 매킬로이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베테랑 최진호는 2언더파 69타로 김기환, 황도연, 품 삭삭신(태국)등과 함께 공동 9위로 출발했다. 그러나 타이틀 방어에 나선 지난해 우승자 김민규는 10오버파 81타를 치는 난조로 공동 137위를 기록해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김민규는 버디 2개를 잡았으나 보기 8개에 쿼드러플 보기 1개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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