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전 열리는 금통위…금리·성장률 얼마나 내릴까

1분기 역성장에 성장 하방위험 확대
환율 진정세에 0.25%P 인하에 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9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한은이 이번에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뒷걸음쳤고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어 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 됐던 원/달러 환율이나 부동산 시장 불안이 최근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도 인하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이번 금통위는 6·3 대선 직전에 열려 더욱 주목받는다. 한은이 2002년 이후 치러진 다섯 번의 대선 직전에는 금리를 조정한 적이 없어 이번에도 대선 전에 쉬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치적 고려없이 경제만 보고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지난달 동결한 기준금리를 현 2.75%에서 조정할지를 결정짓는다.

앞서 4월 금통위는 심각한 저성장 위기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환율 변동성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국내외 주요 기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내릴 정도로 성장의 하방위험은 확대됐는데 이에 반해 1500원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내려오고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이 다소 사그라들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환율 내림세가 두드러진데 26일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6원 내린 1369.0원에 개장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금리 인하를 더 이상 망설일 여지가 없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환율 부담이 다소 완화된 만큼 한은은 수요 부진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고,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높아진 통상 불확실성, 경기 하방 위험 등에 대응하기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를 제시한 데다 이달 초 이창용 총재가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 당시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재차 시사한 점도 금리 인하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한은이 이달 수정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고해 왔는데 이 역시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성장률 눈높이를 큰 폭으로 낮출 경우 체감경기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종전 1.5%의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낮출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국내 주요 기관이 이달 들어 연이어 0%대 성장률을 전망했다는 점에서 한은도 1.0%나 이를 밑도는 수준으로 성장 전망을 수정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0.7%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에서 0.8%로 낮췄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를 밑도는 성장률 하향 조정은 자산 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했다.

김은희·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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