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 2.6톤에도 제로백 4.0초
최대 수심 1m 도강 능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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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뉴 디펜더 옥타가 산악 지형을 통과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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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최고 출력이 600마력을 훌쩍 넘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초면 충분한 차.
이 어마어마한 스펙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그것도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을 누비던 정통 사륜구동 오프로드 SUV 모델을 뿌리로 두고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JLR)가 전 세계 오프로드 SUV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디펜더’ 중 가장 강력한 모델로 평가받는 ‘올 뉴 디펜더 옥타(이하 디펜더 옥타)’를 한국 시장에 내놨다.
20일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한 채석장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디펜더 옥타를 타고 질퍽한 진흙길부터 범피구간, 경사가 30도에 이르는 인공언덕 등 다양한 주행 환경으로 꾸며진 오프로드 지형과 일반 공도 코스를 달려봤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오프로더 DNA’를 강조하는 각진 디펜더의 전통적인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모델 대비 높아진 지상고(+28㎜) 확장한 스탠스(+68㎜)가 기존 모델 대비 더욱 볼륨감 있으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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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뉴 디펜더 옥타 실내 모습 |
실내는 오프로더 특유의 역동성과 럭셔리 패밀리 SUV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직선 중심의 디자인과 센터페시아 상단에 배치된 큼지막한 디스플레이, 두툼한 조이스틱형 기어레버 등은 최근 각종 전자 시스템과 더불어 화려한 엠비언트라이트로 곳곳을 채운 차량들과 비교해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세미 애닐린 가죽과 크바드라트 소재의 퍼포먼스 시트, 직사각형 펀칭과 스티치 라인, 디펜더 워드마크 등 독창적인 그래픽 장식, 15개 스피커를 갖춘 700W 메리디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은 디펜더 옥타가 럭셔리 SUV 포지션에 있음을 영락없이 알려준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개방감은 상용차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원하다.
차량 동력 성능을 살펴보면, ‘디펜더 역사상 가장 강력한’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공차 중량만 2.6톤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가 마치 고성능 스포츠 전기세단과 같이 치고 나간다.
대관령 국도를 연상하게 만드는 심한 굴곡의 헤어핀 구간도 탁월한 가속과 제동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디펜더 최초로 적용된 피칭 및 롤 제어가 가능한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 시스템과 새롭게 설계된 섀시가 차체 롤을 최소화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디펜더 사상 가장 큰 400㎜ 브레이크 디스크, 6피스톤 모노블록 캘리퍼,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로 완성된 강력한 제동 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펜더 옥타의 진정한 매력은 오프로드 구간에서 느낄 수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디펜더 옥타 개발을 위해 고속 오프로드 내구성과 고속 온로드 내구성 등 1만3960개 이상의 추가 테스트를 포함한 맞춤형 테스트 및 개발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특히 디펜더 최초의 퍼포먼스 중심 오프로드 드라이빙 모드인 ‘옥타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신차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운전석에서 하늘밖에 보이지 않는 30도에 이르는 언덕길의 경우 가속페달을 밟는 힘과 정비례해 막힘 없이 올라갔고, 반대로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설정된 속도에 맞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물길에서도 막힘이 없었다. 이미 기존 모델들이 최고 수심 900㎜에 이르는 도강 능력을 갖췄지만, 디펜더 옥타는 한계치를 한 단계 끌어올려 최대 1m의 수심에서도 원활한 성능을 발휘했다.
디펜더 옥타의 가격은 2억2440만원부터다. 디펜더 130 모델(1억3717만~1억5027만원)과 비교해 7000만~9000만원가량 더 비싸다. 그러나 공도에서의 가속·제동·조향 성능은 물론 디펜더 본질인 오프로드 주행 성능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진화를 이뤄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