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관세협상, 제조업 협력카드 활용” [더 복잡해진 트럼프 관세]

통상교섭본부장 임명 협상체계 구축 급선무
상호관세 무효 1심 판결 하루만에 효력 중지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옵션 꺼낼 가능성
이재명 “국익 중심” 김문수 “신뢰 바탕 신속”


한미 관세협상은 다음달 4일 출범하는 새 정부의 첫 시험대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시한 협상 시한(7월8일)을 한달 여 앞둔 가운데 협상을 주도할 통상교섭본부장부터 임명하고 대미 통상협상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등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처를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하루만에 복원시키는 등 미국내 상황 변화로 대미 협상 복잡성이 더욱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강행할 다른 대응 수단을 계속 꺼낼 수 있고, 상급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는 등 ‘트럼프 관세’를 둘러싼 논란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29일(현지시간) 1심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처를 항소심 심리 기간 일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의 항소법원은 1심 재판부인 연방국제통상법원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을 무효로 하는 판결의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긴급 제출한 ‘판결 효력 정지’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관세를 계속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상호관세 부과가 막힐 경우, 트럼프 미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대신 다른 법을 통해 부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는 데 사용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비롯해 무역법 122조나 301조가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진단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의 대미 협상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등 새 정부의 대미협상 난이도가 더 높아졌다. 항소심 결과 등 미국내 상황 변화와 상관 없이 수출 상대국 다변화와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대선 후보들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속도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8일 ‘6·3 대선 첫 후보자 TV 토론’ 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제 경제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면서 “당장 관세 관련 협상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국익 중심”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서둘러서 협상을 조기 타결할 필요는 없다. 일본도 미리 하겠다는 입장이었다가 선회했고, 중국도 강경하게 부딪히다가 상당 정도 타협했다”며 “섬세하게 유능하게 사태를 준비해야 한다. 통상 협상을 잘하되, 향후 수출 시장이나 수출 품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각별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TV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 서로 믿을 수 있을 때만 한미 동맹을 강화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가 가장 우호적인 관계, 신뢰적인 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미 정상 회담을 바로 개최해서 단순 통상 문제만 아니라 주한 미군 문제, 북한 핵무기 대응, 중국과의 관계, 러시아 문제,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치와 이익을 공동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오는 7월 8일 관세 유예 종료 전에 성공적으로 끝내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계엄-탄핵-선거 등 정부 교체기로 협상이 늦었지만 조선 등 제조업 양국협력,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등 협상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양국이 윈-윈(win-win)하는 협상타결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청문회가 필요없는 통상교섭본부장을 신속하게 임명하고 범정부 대미협상TF를 구성해 대미통상협상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문숙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