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WS) 이후 7개월만의 맞대결. 양대 리그 MVP와 올스타 멤버가 즐비한 라인업, 미국 1,2위 대도시 프랜차이즈끼리의 경쟁…
LA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인터리그 경기는 흥미진진한 요소가 수두룩하다. 최고의 팀과 슈퍼스타들 간의 승부,지역적인 라이벌의식 등이 겹쳐 빅게임으로 격상되게 마련이다.
먹을 게 없다는 ‘소문난 잔치’의 징크스는 흔적도 없었다.
30일(미국시간) 두팀의 대결은 1회 애런 저지, 쇼헤이 오타니의 홈런 치고받기로 3연전의 첫판을 열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에 홈런왕인 저지는 1회초 1사후 다저스 선발 토니 곤솔린의 89마일(약 143km)짜리 직구를 가운데 담장 너머로 훌쩍 날려보냈다. 타구 스피드 113마일(약 182km), 비거리 446피트(약 136m)의 장타로 시즌 19호째 아치를 그렸다.
양키스가 1-0으로 앞선 1회말. 다저스의 선두타자 오타니 쇼헤이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에 홈런 2위. 올시즌에는 양대리그 통틀어 홈런 1위를 달리던 참이다.
작년까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에이스로 뛰다 올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8년 계약한 리그 최고의 좌완 맥스 프리드가 던진 초구는 93.7마일(약 151km)짜리 싱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쳐 들어가던 공은 오타니의 방망이에 걸려 105.5마일(약 170km)의 속도로 튕겨나갔다. 좌중간 담장을 크게 넘는 417피트(약 127m)짜리 긴 포물선이었다. 시즌 21호 홈런.
두 MVP의 마수걸이 축포는 초여름 저녁의 수채화같은 석양에 물들어가던 다저스타디움의 5만여 관중(공식집계 5만3,276명)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직전 시즌 MVP끼리 같은 경기에서 같은 이닝에 홈런을 때렸으니 말이다.
만화같은 장면으로 시작된 경기는 2회 오스틴 웰스의 솔로포, 트렌트 그리샴의 투런포, 3회 폴 골드스미스의 1점홈런이 이어진 양키스가 5-2로 앞서나갔다.
1~3회 홈런 4방을 얻어맞은 곤솔린이 4~6회 3이닝을 9타자 내리 범타처리하며 안정돼 가던 6회말.
다시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오타니는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의 걸어나갈 기회에서 5구째92.5마일(약 149km)짜리 약간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112.5마일(약 181km)의 속도로 높게 날아간 타구는 비거리 377피트(약 115m)짜리로 외야석 아랫단에 꽂혔다. 오타니가 스윙한 순간 프리드는 무릎을 짚고 홈런을 직감한 듯했고 우익수 저지는 담장을 짚고 훌쩍 뛰어보다가 포기했다.
빈자리 없는 관중석의 환호성은 계속되는 다저스의 공격에 한껏 데시벨이 높아졌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윌 스미스의 연속 안타에 이어 프레디 프리먼의 좌익수쪽 2루타가 이어져 5-4. 양키스는 프리드를 내리고 불펜투수 조나던 로아이시가를 불러올렸지만 달아오른 다저스의 기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앤디 파헤즈가 양키스 유격수 앤서니 볼피의 글러브를 맞고 좌익수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뽑아 5-5 동점. 1사 만루가 된 뒤 마이클 콘포토가 양키스 세번째 투수 팀 힐로부터 밀어내기 4구를 끌어내 다저스는 경기 시작 2시간여만에 처음 리드를 잡았다. 6-5. 파헤즈가 7회에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8-5로 간격을 벌렸다.
다저스는 곤솔린이 6이닝을 버텨내자 잭 드레이어(7회) 벤 카스프리어스(7회) 태너 스캇(8회) 알렉스 베시아(9회)의 불펜 계투로 승리를 지켰다. 시즌 35승 22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노리는 추격자들 샌디에고 파드리스(32승 23패),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2승 25패)도 이날 모두 이겨 승차는 2~3게임으로 변함없다.
최근 9승 1패로 오름세를 즐기던 양키스는 5연승에서 멈추고 32승 21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에서 2위팀들인 탬파베이 레이즈,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간격을 6.5게임차로 유지했다.
황덕준 기자
|
○…쇼헤이 오타니는 1회 올시즌 자신의 6번째 선두타자(리드오프) 홈런으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최다를 달렸다. 그의 개인통산 선두타자 홈런은 18개로 늘었다. 6회 홈런으로 멀티홈런을 작성한 오타니는 5월 15일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한 이후 올시즌 두번째 한 경기 2홈런을 기록. 개인통산 멀티홈런은 21게임째.
오타니는 5월에만 15개의 홈런을 날려 페드로 게레로 (1985년 6월) ,듀크 스나이더(1953년 8월)와 함께 역대 다저스 선수 월간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스포츠통계전문기업 옵타스태츠(OptaSTATS)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경기에서 2득점을 보태 올시즌 61득점을 올림으로써 1901년 이후 현대야구에서 6월 이전에 60득점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오늘 같은 경기에서는 모멘텀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1점을 더 뽑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애런 저지는 “나는 늘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경기하는 게 좋다”라며 “오타니는 타석에서나 주루상에서,또 마운드에서 정말 특별한 걸 해낸다. 그는 올시즌을 또 환상적으로 출발하고 있다”라고 경쟁상대를 칭찬했다.
저지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른 6게임에서 홈런만 5개를 뽑아내는 등 강한 면을 보이는 데 대해 다저스의 지역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으로 성장한 어린 시절의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언급할 순 없지만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 저지는 북가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기슭의 린덴 출신으로 중가주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 프레즈노 대학을 다녔다.
○…오타니와 저지는 지난해부터 타격부문에서 1,2위를 다툰 페이스를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저지는 30일 기준 타율(0.392),출루율(0.486),장타율(0.750),출루-장타지수(1.236),최다안타(83) 등 5개부문에서 1위다. 오타니는 홈런(22),득점(61)에서 1위, 장타율(0.670) 2위, 출루-장타지수(1.064)에서 팀동료 프리먼(1.066)에게 0.002포인트차로 밀린 3위다.
4월 30일 이후로만 따지면 75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출루-장타지수(OPS)는 저지가 1.237로 1위, 오타니가 1.186으로 2위다. 둘은 총루타수에서 올시즌 400루타를 넘어설 만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5월 30일 현재 저지가 159루타, 오타니가 148루타를 쌓았다.
○…다저스는 1997년 인터리그 경기가 시작된 이후 양키스와 맞대결에서 12승 11패로 앞서기 시작했다. 다저스타디움 안방에서는 7승 8패로 열세다.
○…뉴욕 양키스의 선발로 등판한 맥스 프리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73승(36패)을 거둔 리그 최고의 왼손투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자유계약(FA)신분을 선언하고 올시즌을 앞둔 작년 12월 양키스와 8년간 2억1800만달러를 받는 장기계약을 하며 유니폼을 바꿨다.
연평균 2천725만달러를 보장받아 역대 좌완투수 최고소득자가 된 프리드는 LA 산타모니카 출신. 다저스타디움에서 14마일(약 23km) 떨어진 웨스트 할리우드 소재 하바드-웨스트레이크 고교를 나왔다. 작년 시즌 하반기에 다저스에서 뛰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우완 잭 플래허티가 동창이다.
올들어 7연승 무패에 평균 자책 1.65로 한 경기에 2점도 안 내주던 프리드는 5이닝 동안 허용한 6실점 모두 자책이 돼 모처럼 찾은 고향에서 쓰디쓴 ‘집밥’을 먹어야 했다. 시즌 첫 패전투수가 된 프리드의 평균자책은 1.92로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