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원화 스테이블코인 띄우는데…美 재무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총 2700조 성장 전망 합리적” [투자360]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사용 확대할 것”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 10년간 10%p 감소
지난해 승자는 ‘금’…달러 이어 2위


한국은행이 다음달 스테이블코인 관련 콘퍼런스를 연다. [챗GPT를 이용해 생성]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향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2조달러(약 2740조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전망을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 상원 예산소위원회에서 “미국 국채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 입법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사용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총 전망치로) 2조달러는 매우 매우 합리적인 수치라고 생각한다. 그 수치를 크게 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지난 3월 말 기준 2373억달러다.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테더(USDT)와 USD코인(USDC) 시총 합계가 약 2000억달러에 달한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주로 달러나 유로 등에 교환가치가 고정되게 설계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담보를 두는데, 미국 국채가 많이 활용된다.

헤지펀드에서 외환 분야를 전문으로 했던 베선트 장관은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해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역사를 돌이켜보면 달러의 지위가 의심받는 사례들이 많았지만 새로운 흐름이 달러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면서 그러한 우려는 항상 부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원을 통과한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1대1 담보 의무 ▷자금세탁 방지 ▷연방정부·주정부 공동 감독 등을 명문화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입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계속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달러 비중은 58%로 여전히 높지만 10년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금은 달러 다음으로 많이 선호된 자산으로 부상했다. 2023년 말 현재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유로 비중과 금 비중은 각각 약 16.5%였는데 지난해 말 현재 유로 비중은 16%로, 금 비중은 19%로 각각 변동됐다.

지난해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1000t 이상 늘렸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현재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은 1960년대 수준에 근접하면서 한도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경제 금융 정책 자문을 담당했던 싱크탱크 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인프라 겸 국채 수요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나왔다. 스테이블 코인으로 외국인의 원화 유입을 유도하고 국채를 스테이블 코인의 준비 자산으로 매입해 수요를 뒷받침하겠다는 발상이다.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국채 매입이 가능해질 경우 기존에 금융권에 한정돼 있던 국채가 디지털 통화 형태로 민간 코인 발행사로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국채 수요 기반이 확대되면서 발행 여건이 완화되고 정부는 보다 유연하게 국채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국채 발행 확대는 금리 상승을 유발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수요 보강은 이러한 부작용을 완충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지향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도 맞물린다는 평가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할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약화한다는 점이다. CBDC가 유통되면 사용자는 신용도나 환금성 면에서 정부 발행 디지털화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민간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 정책 자문 싱크탱크 내부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CBDC가 양립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책 기조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정책 자문을 맡았던 인사들의 전략 구상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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