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9일 만에 5대 그룹 총수와 경제인 간담회를 가지며 “기업을 잘할 수 있게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재계 총수들과 만남을 가졌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대한상의·한국경제인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 단체장이 참석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이 대통령을 만난 기업 회장들은 “(취임을) 축하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넸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도 “도와주신 덕분이다”며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선거 후에 시장이 많이 안정되서 주가도 많이 오르고 있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기업인들이 경제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 “국제 경쟁에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외교·안보 활동을 통해 기업들의 활동 영역을 확대해 드리는 것도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공정 경쟁과 관련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구성원들 사이에 노동 문제나 중소기업 문제 등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꽤 중요한 일”이라면서 “이미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도) 그 불신을 조금 완화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을 이었다.

아울러 “불필요한, 또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면서도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위한 규제, 생명 안전을 지키는 규제는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산업경제의 영역은 현장의 여러분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의견들도 많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마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회장들도 발언을 이어갔다. 이 회장은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어 봤다”고 얘기를 꺼내자 많은 참석자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재계 총수와의 만남은 과거 민주당계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행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2개월이 지난 뒤 그룹 총수들과 회동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3개월 만에 만났다.

모두 발언 후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다음 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외교·통상 관련 의견들이 오고갔다. 이날 만남은 출국하기 전 경제계 의견 수렴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