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교사 껴안고 새벽에 문자보낸 男 학생, 교장 “선생이 학생 보듬어야”

제주도 모 고교서 학생이 교사 추행 사건
휴대전화 사용 지도한 뒤부터 보복 시작
“복도로 불러내 끌어안으려 해”
교사, 학교 조치에 불만, 교권보호위원회 요청


한 고등학교 교실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0대 남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 여자 담임교사를 강제로 껴안고 새벽에 문자를 보내는 일이 발생했다.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린 교사는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하자 교육청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 한 고등학교 여교사가 학생에 추행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9일 제주도교육청과 KBS 등에 따르면 최근 도내 모 고교로부터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신고 접수가 들어왔다.

올해로 교직 생활 10년째인 A 교사는 지난달 16일 야외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교실에 남아 휴대전화를 하던 학생 B군을 교실과 교무실에서 지도했다.

그런데 다음날 B군은 자신을 공개적으로 혼낸 건 엄연한 명예훼손이라는 문자를 여러 차례 보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A 교사를 복도로 불러내 끌어안으려 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팔을 잡아당겼다.

A 교사는 “학생(B군)이 갑자기 저를 껴안으려고 해 뿌리쳤다. 그 직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며 다가왔다”며 “그게 두려워 뒷걸음질 치는 저를 재차 강하게 붙잡더니 교실을 빠져나갔다”고 했다.

이후 B군은 새벽 시간에 A 교사에게 문자를 보내고 가깝게 다가가는 등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사는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분리 조치가 이뤄진 건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나서였다. 그동안 A 교사는 가해 학생의 담임 교사로서 수학여행까지 다녀와야 했다.

학교 측은 오히려 화해를 종용했다고 A 교사는 주장했다. 그는 “교장은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고 화해해야 한다’는 식으로 화해를 종용했다”며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하더라도 선생님이 원하는 조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 같다’ ‘신고 하려면 해라’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이어 “학교 측은 분리 기간 중 ‘이제 마음 정리됐어? 다시 교실로 돌아가야지’ ‘A씨가 선생님이니까 학생을 보듬어야지’ ‘이건 가해자나 피해자 문제가 아니야’ ‘선생과 학생 문제로 봐야 한다’는 말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A 교사는 다시 가해 학생과 마주할 수도 있다. 교사가 심의 결과에 불복할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A 교사는 현재 병가와 특별휴가 등을 사용해 휴직 중이다.

해당 학교 교감은 “학교 측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 교사가 할 수 있는 특별휴가, 공무상 휴가, 병가를 비롯해 학생과 분리 조치도 이뤄진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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