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팔자에 좋다더라” 사주 믿는 시모 결혼 날짜 신부 생일로 바꿔

결혼식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예비 시모가 사주에 근거해 혼례 날짜를 자신의 생일과 겹치게 바꾼 뒤 결혼에 회의감이 든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올 가을 결혼 예정이라고 밝힌 예비 신부 A 씨는 지난 1일 올린 글에서 “결혼 준비 과정에서 설렘보다 ‘이 결혼 괜찮은 걸까?’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원래 10월 말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양가 부모 모두 그때 쯤이 좋다 하셔서 날짜는 크게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던 중 시어머니께서 ‘사주를 좀 봤다’며 한 날짜를 들고 오셨다”며 “(시모는)‘10월 ○일에 결혼하면 아주 좋다고 하더라. 남편 팔자에도 좋고, 시댁에도 복이 들어온다고 하니까’라고 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날짜는 A 씨 생일이었다.

A 씨는 “처음에는 우연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물어보니 원래는 다른 날짜를 생각하셨다가 사주를 보니 제 생일 날짜가 ‘딱 좋다’고 바꾸셨다는 거다”며 “듣는 순간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저한테 중요한 생일인데 결혼기념일과 겹치면 평생 생일도 못 챙기고 시댁 식구들이 결혼기념일이라고 보게 되면 그날은 ‘저를 위한 날’이 아니게 되지 않냐”고 했다.

A 씨가 예비 신랑에게 “그 날은 내 생일인데 혹시 다른 날은 안 되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예비 신랑은 “결혼하면 생일 같은 거 다 같이 챙기는 거고, 사주에서 그렇게 좋고 엄마도 그날 하자고 하시는데 굳이 왜 그러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A 씨는 “저 혼자 예민한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이걸로 분위기가 안 좋아지긴 싫어서 일단 알겠다고 했는데, 사실 계속해서 그날 결혼하는 게 너무 싫다”고 했다. 이어 “친구들한테 말해도 ‘왜 굳이 그날이어야 하냐, 너에게 너무 신경을 안 쓰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혼 날짜 하나로 이렇게 속상할 줄 몰랐는데, 이게 시작일까 봐 더 무섭고 불안하다”면서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지금이라도 제 의견을 다시 말해봐야 할지”라고 불안함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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