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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세유까지 번진 산불. [AFP 연합 자료사진]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유럽 남부가 이례적 폭염에 휩싸인 데 이어 이번엔 대형 산불까지 덮쳤다. 프랑스와 스페인 당국은 고온과 강수 부족, 강풍이라는 ‘기후 3중고’ 속에 교통·항공망까지 차단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 남부에 8일(현지시간) 산불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프랑스 기상청은 바, 부슈뒤론, 보클뤼즈 등 3개 데파르트망(지방자치단체)을 대상으로 최고 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부슈뒤론 내 펜 미라보에서 발생한 산불은 오후 4시께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 인근까지 번졌고, 현지 공항과 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도심 기능까지 마비되고 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숲을 떠나 창문과 문을 닫고 실내에 머물라”는 긴급 안내 메시지를 발송했으며, 일부 고속도로도 응급차량 통행을 위해 폐쇄됐다.
현재까지 350헥타르(ha, 약 350만 제곱미터)가 불에 탔고, 건조한 지방풍인 미스트랄(Mistral)의 영향으로 불길은 여전히 확산 중이다. 마르세유 공항은 낮 12시 이후 모든 출도착 항공편을 중단했고, 파리~마르세유 간 고속열차 역시 취소됐다.
이보다 하루 앞서 오드 지역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산불은 2000헥타르(약 200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삼림을 태웠고, 시속 75킬로미터(km/h)의 강풍이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4000여 명은 대피 명령을 받았다.
스페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스페인도 역대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하면서 토양 수분이 바닥났고, 산림은 말 그대로 ‘불쏘시개’로 바뀐 상태다.
전날 카탈루냐 타라고나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3000헥타르(약 3000만 제곱미터)의 숲을 삼켰다. 연기 확산을 우려한 당국은 인근 주민 1만8000여 명에게 실내 대피 지침을 내렸다.
문제는 이러한 산불이 단발성 기상이변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랑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이 예년보다 69% 부족했고, 지난주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식생이 극도로 건조해졌다”며 “고온·건조·강풍이 맞물려 화재 위험 조건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