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선물’ 입점업체, 배송료 뺀 판매가에만 수수료 낸다

온라인몰에 대규모유통업법 동의의결제 첫 적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앞으로 카카오톡 온라인 쇼핑몰인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업체는 배송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판매가에만 수수료를 낼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선택권이 없어 피해를 본 업체들은 최소 92억원 상당의 수수료와 마케팅비를 지원 받는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의 동의의결안을 지난 15일 최종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카카오톡 캡처]


동의의결은 특정 혐의를 받는 기업이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해 공정위의 인정을 받으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조사를 끝내는 제도다.

동의의결안에 따르면 카카오는 입점업체에 무료(배송비용 포함), 유료, 조건부 무료 등 배송유형의 선택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상품가격이 7000원, 배송료 3000원일 경우 ‘무료배송·판매가격 1만원’으로 표시해왔다. 앞으로는 업체가 경영상 유불리를 판단해서 ‘유료배송’을 선택하고 상품가격 7000원과 배송료 3000원을 분리할 수 있다. 이 경우 판매가에만 수수료를 내면 된다. 카카오는 내년 7월 전까지 이런 방식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또 입점업체에 최소 92억 상당의 수수료·마케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 수수료 인하, 위탁판매 수수료 동결, 배송비용 결제대금 수수료 미부과 등과 할인 마케팅 진행 및 할인금액 보전, 광고를 위한 무상캐시 지급, 맞춤형 컨설팅, 기획전 개최, 입점업체 담당자 공정거래 교육,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도입 등을 추진한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업체에 무료배송 표기를 강제한 뒤, 제품 가격과 배송료를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판매수수료를 과다하게 받아온 혐의 등으로 공정위 제재 절차를 앞두고 있었다. 카카오는 위법 여부를 다투는 대신 상생·협력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31일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공정위는 지난 1월 절차 개시를 확정했다.

공정위는 “2022년 7월 대규모유통업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온라인 쇼핑몰에 적용된 첫 사례”라며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소비자 부담 증가 없이 납품업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거래 질서를 개선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카카오가 동의의결을 성실하게 지키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