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안하길 잘했다” 박찬욱 ‘어쩔수가없다’,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한국영화 13년만

박찬욱 감독 3년 만의 신작…소설 ‘액스’ 뼈대

2012년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진출

9월 국내 개봉 확정

 

지난달 20일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박찬욱 감독이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가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한국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고(故) 김기덕 감독의 2012년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다.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사무국은 ‘어쩔수없다’를 경쟁 부문에 초청한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베네치아국제영화제는 칸, 베를린과 함께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다. 올해는 내달 8월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린다.

이날 영화제 측은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해고된 직장인이 재취업에 나서면서 경쟁자를 제거하려고 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박 감독이 2022년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소설 ‘액스’(THE AX)를 뼈대로 했다.

영화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해고된 후, 아내 미리와 두 자식,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국내에서는 오는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배우 이병헌이 만수 역을, 손예진이 아내 미리 역을 맡아 두 사람이 처음 부부로 만났다.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이 함께 출연했다.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CJ ENM 제공]

박찬욱 감독이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박 감독은 지난 2005년 ‘친절한 금자씨’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젊은 사자상, 베스트 이노베이션상, 미래영화상 등 3개의 비공식 상을 받았다. 앞선 2004년에는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로 비경쟁 부문에 초대된 바 있다

박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베네치아 초청까지 받고 보니 그 긴 세월,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길 잘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은 “(완성작을) 얼른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고, 손예진도 “첫 해외 영화제 방문이 베네치아라는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어쩔수가없다’를 포함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메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역대 한국영화는 ‘씨받이’(1987), ‘거짓말’(1999), ‘섬’(2000), ‘수취인불명’(2001), ‘오아시스’(2002), ‘바람난 가족’(2003), ‘빈집’(2004), ‘하류인생’(2004), ‘친절한 금자씨’(2005), ‘피에타’(2012) 등 총 11편이다.

장준환 감독의 장편 데뷔 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부고니아’도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부고니아’는 음모론에 사로잡힌 두 명의 주인공이 유명 제약 회사 사장을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납치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가여운 것들’(2023), ‘더 랍스터’(2017) 등을 선보인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에마 스톤이 주연을 맡았다. CJ ENM이 공동 제작사로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연출하고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애프터 더 헌트’,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도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에트랑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도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두 영화 모두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경쟁 부문 초청작들은 폐막일인 9월 6일까지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두고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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