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 정확도·역전 뒷심…데뷔후 최고성적
“올시즌 전반기는 100점 만점에 100점”
美 메이저 경험하고 LPGA 진출 결심 굳혀
“美서 경쟁력 느껴…메이저 우승하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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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시즌 KLPGA 투어에서 2승을 획득한 방신실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후반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하고 미국에 진출하는 걸 목표로 열심히 도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올시즌 전반기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예요!”
방신실(21)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표 ‘입덕 유발자’다.
투어 경기를 보러온 갤러리들이 방신실의 호쾌한 장타를 눈앞에서 ‘직관’하면 도리없이 팬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173㎝의 큰 키, 시속 105마일의 헤드스피드로 300야드를 뻥뻥 때리는 희유한 그의 존재는 KLPGA 투어 인기를 한단계 끌어 올렸다.
올시즌 방신실은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장타 실력에 한층 견고해진 경기 운영과 퍼트, 강한 뒷심까지 경쟁무기를 차곡차곡 쌓으며 새로운 챕터를 열고 있다.
방신실은 지난 13일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과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이예원(3승)에 이어 시즌 두번째 다승자다. 상금 3위(6억1827만원), 대상 4위(295점), 평균타수 2위(70.046타) 등 투어 데뷔 3년차인 올해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방신실은 샷 만큼이나 답변도 시원시원하고 솔직했다. 스스로의 성장을 인정하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표정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방신실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올해 목표했던 전반기 2승을 이뤄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며 “특히 손목 통증으로 시즌 초반 좋았던 흐름이 끊길 뻔했는데, 어려움을 딛고 우승까지 했다는 점에서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올시즌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은 퍼트와 뒷심이다.
지난 겨울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퍼트 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그는 올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성공률 4위(29.83%), 평균퍼트 24위(29.72)로 투어 상위권으로 뛰어 올랐다. 1~2야드 퍼트 성공률 12위, 2~3야드 8위로 숏퍼트 성공률을 높였다.
여기에 올시즌 2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만들어내며 최종일 승부사다운 면모를 뽐냈다.
방신실은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알면서도 집중하며 즐기고 있더라”며 “스스로도 여유가 많이 생겼다는 걸 느낀다. 예전엔 뒷심이 약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조금씩 극복하고 있는 것같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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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신실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느꼈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에 대한 꿈과 두 차례 메이저 대회 경험은 그를 조금씩 결점 없는 선수로 다가서게 한다.
방신실은 지난달 LPGA 투어 메이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미국행 결심을 확고하게 굳혔다고 했다.
“일곱살 때 아빠와 LPGA 투어 중계방송을 보다가 막연히 미국 진출을 꿈꿨어요. 그리고 나서 골프채를 처음 잡았죠. 투어 프로가 돼서도 계속 마음은 있었지만 언제 가야할지 확신이 안섰어요. 완벽하게 준비해서 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다녀와서 올 연말 도전하겠다고 마음을 굳혔어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 부족한 점도 느꼈지만 제 경쟁력도 확인했거든요. (김)아림 언니가 무조건 빨리 올수록 좋다며 얼른 오라고 재촉하네요.(웃음)”
방신실은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출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세계랭킹 상위 75위(10월 7일 기준) 이내에 들면 예선을 거치지 않고 12월 첫주 열리는 파이널 무대에 직행할 수 있다. 방신실의 현재 세계랭킹은 56위다.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23위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방신실은 비거리 평균 275.9야드로 2위에 올랐다. 장타력 만큼은 이미 LPGA 투어에서도 최정상급이다. 스스로도 “비거리는 통하겠다 싶다”고 했다. 기억나는 선수로 가비 로페즈(멕시코)와 이와이 치사토(일본)를 꼽은 그는 로페즈의 그린주변 숏게임과 이와이의 영리한 공략법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했다. 배운 건 즉각 써먹었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전략적으로 돌아갈 줄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하이원리조트 오픈 마지막날 시도해봤어요. 파5 15번홀, 선두를 1타차로 쫓던 상황이라 평소같았으면 무조건 투온 공략이죠. 하지만 그날 샷 컨디션을 생각해서 끊어가기로 했어요. 투온 유혹을 딱 뿌리치고 5번 우드로 티샷한 뒤 버디를 잡았어요. 미국에서 느꼈던 걸 해냈다는 생각에 좀 짜릿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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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신실은 KLPGA 투어에서 2년 연속 장타 1위를 차지했다. 3년 연속 1위 욕심을 묻자 “(이)동은이가 너무 잘해서 마음을 비웠다”며 웃었다. 이상섭 기자 |
방신실이 처음부터 ‘300야드 장타소녀’는 아니었다.
2022년 시드전에서 40위에 그쳐 다음해 조건부 시드를 받게 된 그는 태국 전지훈련에서 ‘나만의 무기’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친구들은 다 정규 시드를 받았으니 속상했죠. 전훈 때 뭔가 특별한 걸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거리가 안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걸 확실하게 더 늘려보자 결심했죠. 제가 생각해도 ‘신의 한 수’였어요.(웃음) 그리고 두달 동안 하루 세번 500개씩 빈스윙을 하고 여러 도구로 거리 훈련을 했어요. 전훈이 끝나고 20m가 늘었어요. 거리 늘리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하는 연습법이예요. 내 몸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한의 아크를 활용해 100%의 힘으로 빈스윙 연습을 하면 자연스럽게 거리가 늘어날 거예요.”
KLPGA 투어 2주 휴식기 동안 방신실은 후반기 목표를 향해 또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자신의 스폰서인 KB금융이 주최하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고 올겨울 LPGA 투어에 입성하는 게 올 하반기 목표다. 마음 속에 품은 원대한 꿈도 있지만, 일단 자신의 속도대로 한발자국씩 전진하고 도전할 계획이다.
“저는 오뚝이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선수가 항상 잘할 수는 없잖아요.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선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래서 로리 매킬로이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순간 저도 모르게 울컥했어요. 진정한 챔피언은 늘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는 선수라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저도 일단 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거예요. ‘걱정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자!’가 제 모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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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신실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