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체전 나가려면 돈 내라?’ 승마계 리베이트 의혹 결국 터질 게 터졌다 [세상&]

강원승마협회장, 체전비 기부 강요 의혹
“기부하지 않으면 선수 등록·출전 불가”
대한승마협회, 제보내용 사실 확인 착수
의혹 제기된 강원협회장 “전혀 사실 아냐”


최근 승마계가 리베이트 의혹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승마협회 산하 지방협회장이 소속 선수들에게 체전지원금 일부를 협회에 기부하도록 강요한 정황 등이 내부 제보로 드러나면서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최근 승마계가 리베이트 의혹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승마협회 산하 지방협회장이 소속 선수들에게 체전지원금 일부를 협회에 기부하도록 강요한 정황 등이 내부 제보로 드러나면서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27일 현직 승마 선수들로부터 강원도승마협회장 A씨의 비리 의혹에 관한 다수의 진술서와 조사요청서를 접수받고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진술서 등에 따르면 A회장은 전국체전 출전을 원하는 승마 선수들에게 ‘강원도 소속 선수로 등록되려면 (선수에게 지급되는) 체전비 일정 비율을 협회에 기부하라’고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체전비란 전국체전 등에 나가는 것을 조건으로 협회가 체전에 나가는 시도 대표선수와 계약을 맺고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비용을 말한다.

이번 의혹을 제보한 선수들은 ‘A회장의 요구 조건을 거부할 경우 강원도 소속 선수로 계약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선수에게 제공되는 체전비 일부를 리베이트 형식으로 가져가는 행위는 국민체육진흥법과 대한체육회 내부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는 게 승마계 내부의 평가다.

A회장은 또한 강원도 승마 선수단 전원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사설 승마클럽으로 이적할 것을 지시하고 클럽 사용료를 선수 본인이 부담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해당 승마클럽은 정식 체육시설로 인허가받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선수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사고 발생 시 보험 보장이 어렵고 구조적으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강원도승마협회는 오는 8월 해당 클럽에서 공식 승마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대회 요강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참가자 본인에게 있다’고 규정돼 있어 우려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A회장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승마협회가 소속 선수들의 학부모로부터 제출받은 추가 진술서 및 조사요청서에 따르면, A회장은 과거 한 선수에게 ‘독일 승마 훈련’ 예약대행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받은 뒤 실제로는 예약이 불발됐음에도 이를 다시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술서와 조사요청서 등을 토대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A회장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회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협회장에 취임해서 소속 전국체전 선수 7명 어느 누구에게도 후원을 요구하거나 강요한 바 없다”며 “이적 강요도 없었고 승마클럽 역시 용인시 축산과에 말산업승마시설업 등록된 정식 농어촌형 승마시설로 화재보험사에 체육시설 배상책임에 가입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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