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 조건부 개방 여지 남겨
AI 기반으로 문화정책 변환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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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문화가 곧 경제이고, 국가경쟁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며 “K-팝, K-드라마, 게임, 웹툰, 출판 등 콘텐츠산업은 2023년 매출액 154조 원, 수출액 133억 달러로 연평균 5~6%의 성장률을 보여 온 국가 핵심 산업”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21세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기에 변화의 파고를 몸소 경험했다”며 “지금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빠르게 우리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이미 AI 시대로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까지와 다른 시각으로, 문화, 예술, 체육, 관광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문화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특히 최 후보자는 이날 구글이나 애플의 ‘길찾기 서비스’ 필요성을 강조하며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조건부 개방’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방한 관광 3000만 시대를 열어 관광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이재명 정부 기조와도 맥이 닿는다. 지도 서비스 반출 논의는 단순한 관광 편의 차원을 넘어선 국가적 경제 전략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최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전 세계 관광객들이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 하나가 지도 서비스”라며 “글로벌 여행 플랫폼 서비스 활용을 한국 내에서 확대하는 것은 외래 관광객의 여행 편의성과 만족도 제고, 지역 관광 활성화, 국내 관광산업의 성장 등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서버 반출은 관광객 편의 제고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명분을 부각하면서도, 안보와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절충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앞서 최 후보자가 지난해 10월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 교수 등 8명과 함께 출간한 책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에서 ‘한국의 지도 국외 반출 금지는 관광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간 한국은 군사·안보 등의 이유로 1:5000 축적의 고정밀 지도를 해외 서버로 내보내는 것을 금지해 왔다. 이 때문에 구글맵은 국내에서 길찾기 기능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고, 외국인 관광객은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우회해 접속해야 하는 불편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을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고, 디지털 교역 규제 완화를 압박해 왔다.
한 정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유예 시한(8월1일)을 목전에 두고 협상하는 현 국면에서 지도 데이터는 강력한 ‘교환 카드’가 될 수 있다”며 “데이터 처리 주체, 서버 위치, 반출 범위 등을 조건으로 전면 개방은 아니지만 ‘제한적 허용’ 협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 후보자는 대통령 집무실 복귀 이후 청와대의 문화유산 활용방안에 관해서는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 청와대 및 권역 역사 문화 연구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이 복귀한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청와대 개방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인촌 현 문체부 장관이 추진했던 ‘국립예술단체 지방 이전’에 대해선 “수도권에 집중된 예술 인프라와 지역 예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됐지만 이전 대상 국립예술단체 직·단원들의 반발과 지역 예술단체와의 조화에 대한 우려 등 논란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역공연예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