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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유통 공백이 심각하다. 지방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은 인구 저하와 수익성 악화로 폐점이 이어진다. 지역 자영업자들도 고령화와 인력난으로 사라지고 있다. 반면 수도권과 대도시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과 온라인 플랫폼들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통은 지역 내 소비와 생산을 촉진하고 연계하는 순환 고리다. 유통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지역 농수산물의 판로가 막히고, 주민은 기본 생필품조차 구매하기 힘들게 된다. 온라인에 의지하거나 대도시로 이동구매를 해야 한다. 지역 내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인구가 줄어 학교가 문을 닫게 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 지역 내 경제사회의 순환생태계가 핍박해지면서 국가균형발전도 구조적인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문제해결 대안은 명백하다. 유통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인프라적 투자가 입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역 내 학교를 IT 시설과 한 단계 높은 교육 내용과 품질로 투자해야 한다. 주변에 임대형 아파트를 건설하고 빈 가옥을 개조해 자연 친화적인 현대적 주거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그러면 유통업 실태들이 시장기능에 따라 자동으로 생겨날 것이다. 여기에 지역 경제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는 특산 농산물 재배와 가공업체의 창업이 지원된다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인구도 유입된다. 지역 내 세수도 증가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지역 공동체가 복원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리산 작은 학교 마천초교와 마천농협의 성공담은 LH공사의 투자,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협업이 만든 지역 유통과 경제 그리고 교육과 삶의 질의 혁신 사례다. 작지만 국토 균형발전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입체적 협업모델이다.
대형 유통기업과 지역 유통업체의 맞춤형 공생 협력 모델도 절실하다. 지역특산물 구매와 직매장 운영, 단위 협동조합매장의 위탁 운영, 물류창고 공동 사용 그리고 지역 특산품 브랜드의 공동 개발 등은 일부 지역에서 성공적인 성과로 홍보된다. 이런 작은 공생 협업들이 지속되고 통합적으로 운영된다면 이는 지역 내 소비 촉진은 물론이고 물류비 절감, 지역생산자 소득 증가, 지역 일자리와 세수 증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역 농수산물의 판매율이 높은 대형 유통기업에 대해서는 지자체나 정부가 세제 혜택과 함께 금융지원을 통해 자발적 협업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속해야 한다. 스위스의 치즈마을이나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인생산자들이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과 협업해 직구매하는 협업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관련 금융 및 재정지원을 통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유통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 지역 유통업체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공공주도의 플랫폼 지원 즉 지역 온라인몰 및 통합 주문 앱, 공동 지불시스템, 공동배송망, 빅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의 구축과 활용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 상황에 맞는 선택적 지원이 요망된다. 활용 교육과 업데이트 등도 지속해야 한다. 지자체장이 바뀐 뒤 관리와 운영진이 바뀌거나 지원이 사라지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교육기관 등 공적 조직의 입체적 지원, 협력하는 유통 대기업, 그리고 역량 있는 지역 유통조직의 삼박자가 필요하다. 지역 유통이 살아야 삶의 질이 높아지고, 그래야 지역이 살고 국토의 균형발전이 가능하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 (전 유통학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