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갔다 사케 먹으러 가요”…이젠 ‘예스재팬’ 시대?

‘노재팬’ 타깃이던 유니클로, 명동 재입점하며 부활
일본 맥주·사케 수입량, 역대 최고치 기록
“가챠, 키링 등 일본 문화, 10~30대에 인기”

 

지난달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스타에비뉴 1층에 문을 연 유니클로 매장. 신현주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광복절이라고 해서 일식을 먹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정소연, 27세)

해마다 광복절을 앞두고 반복되던 ‘노재팬’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식품, 패션 등 일상에 스며든 일본 브랜드가 늘어나는 한편, 1020세대가 일본 문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기존 본점 영플라자 유니클로 매장을 롯데면세점 스타에비뉴 1층 자리로 옮겨 임시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27년 말까지 ‘롯데타운 명동’을 조성하기 위해 영플라자 재단장 작업에 돌입했다. 영플라자와 에비뉴엘, 본관 일대를 롯데만의 쇼핑 성지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유니클로가 명동 상권에 복귀하는 것은 4년 만이다.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 수요가 줄었던 데다, ‘노재팬’이 하나의 캠페인으로 번진 탓이었다. 유니클로는 그간 한일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불매 운동의 핵심 대상이 돼왔다.

결국 유니클로는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줄이는 전략을 취했다. 유니클로의 전국 점포 수는 2022년 말 120여개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제주, 대구, 강남 등 지역에 점포를 재개장하며 외형을 회복하고 있다. 과거 유니클로가 진입했다가 철수한 지역들 위주로 점포 확장을 노리고 있다.

유니클로의 매출은 2021년 5824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에는 1조6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4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캔메이크도 오는 21일부터 올리브영에 재입점한다. 아이섀도, 블러셔 등 색조 제품으로 인기를 끈 캔메이크는 과거 올리브영에서 판매됐다가 2019년 ‘노재팬’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2021년 한국 매장 철수를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이 일상화됐고 일본 패션, 뷰티 브랜드도 자연스럽게 다시 정착했다”며 “‘노재팬’ 캠페인이 번질 당시 8월에는 일본이 연상되는 모든 마케팅이 금지됐는데, 최근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유행은 F&B(식음) 분야에서 더욱 뚜렷하다. 일본 주류가 대표적이다. 일본 맥주와 사케의 수입량은 올해 들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총 4만3676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2% 늘어났다. 사케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상반기 사케 수입량은 3330.2톤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편의점 GS25의 일본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1.6%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7.4% 증가했다. 아사히캔은 올해 GS25 수입맥주 카테고리 전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CU에서도 일본 맥주 매출은 지난해 33.3% 늘었다. 올해 1~7월에도 2.1% 증가했다. 일본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 삿포로맥주의 한국 공식 수입사 엠즈베버리지에 따르면, 신제품 ‘삿포로 생맥주 70’은 지난 7일 일시 동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일본 유명 디저트 브랜드도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도넛 전문 브랜드 ‘아임도넛’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일본 후쿠오카 인기 베이커리 ‘아맘 다코탄’을 운영하는 히라코 료타 셰프가 만든 브랜드로, 화학 팽창제 등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유명 카페 퍼센트(%) 아라비카 커피는 지난 5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국내 3호점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도쿄 3대 스시로 불리는 ‘이타마에스시’는 더현대서울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젊은 세대의 ‘일본 선호’ 현상이 유효했다고 분석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챠, 키링등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문화가 과거에는 일부 마니아층에 인기였지만 이제는 10~30대에서 보편화됐다”며 “제품을 광고할 때 ‘일본’ 관련 단어를 붙이면 실제로 구매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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