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아이들 놀이 아냐”…미국 성인 홀로 캠프가는 까닭

WSJ “일상서 벗어나 타인과 야외 활동 ‘슬립어웨이 캠프’ 인기…92%가 홀로 참여”

성인들이 신나게 야외 활동을 하는 모습. [챗GPT로 생성한 사진]

 

요즘 어른들은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우정을 어떻게 쌓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가 없어요. 성인이니까 알아서 해야 한다고 보는 거죠.

캠프 소셜 창립자 리브 슈라이버(28)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에서 아이들이 주로 방학을 이용해 많이 가는 캠프가 최근 성인들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단체보다 혼자서 소셜캠프를 다녀오는 어른이 많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캠프 소셜 창립자 리브 슈라이버(28)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잦아지고 재택근무와 같은 비대면이 빈번해지면서 사회적 캠프 활동에 관심을 갖는 성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야외 캠프를 기획하는 단체 캠프 소셜은 최근 몇 년간 신규 참가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캠프 소셜 참가자의 92%는 홀로 온 이들이다. 지인들과 단체로 참여했던 이전과 달리 새로운 환경을 접하려 혼자 캠프에 가는 성인들이 많아진 것이다.

청소년 시절 흔히 경험하던 수련회 활동이 성인들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끄는 셈이다. 반복적인 일상에 지쳐 새로운 인연을 맺고 우정을 쌓길 원하는 성인들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재택근무와 같은 비대면이 늘어난 탓에 타인과 대면하는 일이 적어진 것도 캠프를 다시 찾는 이유 증 하나다.

[123rf]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야외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고 하루 이상 취침하는 이른바 ‘슬립어웨이 캠프(sleepaway camp)’가 미국 성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과거 슬립어웨이 캠프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동들을 체험하면서 친구를 만드는 활동이었다”면서 “하지만 요즘 슬립어웨이 캠프는 더 이상 아이들만 하는 활동이 아니다”고 전했다.

올해로 31살인 조슬린 벤슨은 2년 전 참여한 슬립어웨이 캠프에서 하이킹, 줄타기 등 활동을 하며 친구들을 사귀었다고 했다. 2박3일 동안의 기간동안 벤슨은 캠프에 참여한 이들과 함께 숙소를 쓰고, 와인과 칵테일을 마시며 밤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며칠 동안 새로운 사람들과 우정을 쌓은 결과, 캠프가 끝난 뒤에도 이들을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벤슨은 전했다.

벤슨은 “20~30대에는 서로를 강하게 연결해 주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많은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며 “오는 9월에도 (캠프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23rf]

슈라이버가 캠프 소셜을 만든 계기도 새로운 만남과 우정을 쌓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2018년 미국 위스콘신대를 졸업한 뒤 뉴욕 맨해튼으로 새로 거처를 옮겼지만 늘 외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던 중 그는 2023년에 펜실베이니아 세일러스버그 포코노스에포코노스의 기존 캠프장을 빌리고 사업을 시작했다.

캠프 소셜에선 20대부터 60대까지 넓은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함께 야외 활동을 즐긴다. 다양한 연령대의 이들은 함께 모여 보트를 타거나 양궁, 해변 활동, 테니스 등을 한다. 실내에선 와인이나 기타 음료를 마시면서 그림을 그리는 활동인 ‘페인트 앤 십(paint-and-sip)’도 준비돼 있다.

참가자들은 자연 속에서 새로운 친구와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게되면 강한 유대감이 형성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시카고의 실내 스포츠 시설 관리자인 매디 마르티노(29)는 “15년 넘게 해보지 않은 게임들을 했다”며 “마음이 가벼워지고 걱정이 줄었다. 일의 분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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