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관세 15%→12.5% 인하해달라” 김정관 장관, 러트닉에 요청했다

한미정상회담 앞서 美상무장관 면담


우리 정부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지난달 타결된 자동차 관세율 15%를 12.5%로 인하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26일(현지시간) 무역 상대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한국은 뭔가 할 수 있을지 알아보려 했지만, 합의를 지켰다. 그건 잘된 일”이라고 언급했다. 모호한 표현의 이 발언에 대해 한국이 관세 인하를 시도했으나 미국이 기존 합의인 15%를 고수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지난달 30일 관세협상 타결 이후 22일만에 다시 만나 후속조치를 조율했는데,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15%로 부과 예정인 자동차 관세를 12.5%로 낮춰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할 때 한미 FTA로 무관세를 적용 받아왔다. 2.5% 관세를 적용받는 일본과 유럽연합(EU)보다 유리한 위치였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정책에 따라 우리나라는 경쟁국가인 일본·EU와 같은 15%의 관세 부과를 적용받을 예정으로 FTA 효과가 사라져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

지난달 30일 양국관세협상의 우리측 대표였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자동차 관세율을 12.5%로 낮추지 못한 점을 가잔 큰 아쉬움으로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지난 3일 언론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마지막까지도 자동차 관세율 12.5%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얻어내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미국 측은 15%를 글로벌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미 통상협상에서 자동차 품목 관세가 12.5%가 아닌 15%로 적용된 데 대해 구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할 때 ‘우리는 FTA 체결 국가니 체결하지 않은 국가와 차별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방미한 정부 관계자들이 자동차관세 인하를 위해 다각도로 움직인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완료된 무역 상대국과의 협상 타결을 거론하던 중 “한국과 (무역협상에서)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어제 (한국 대통령을) 만났고 그들(한국)은 해결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말하기 싫지만, 그들은 뭔가를 할 수 있을지 시도하려 했지만, 합의를 지켰고, 그건 잘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의 경우, 협상 타결에도 여전히 15%가 아니라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관세 협상 타결로 인하하기로 한 품목 관세율(25%→15%)이 아직 발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자동차 대미 수출은 3월 27억8000만달러(-10.8%), 4월 28억9000만달러(-19.6%), 5월 25억2000만달러(27.1%), 6월 26억9000만달러(-16.0%), 7월 23억3000만달러(-4.6%) 등 5개월 연속 감소세다.

또 전기차 대미 수출은 지난해 3월 1만3280대를 기록했으나 1년 새 이의 1.2%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올해 1∼7월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도 8443대로 작년 동기(7만2579대)보다 88.4% 줄었다.

전기차 구매 보조 제도 축소에 따라 미국 내 판매가 감소하고, 전기차 수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가 관세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 규모를 늘린 것이 수출 급감의 이유로 지목된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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