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우원식 “개헌, 내년 지방선거일로 1차 제안…개헌특위 구성 요청”

정기국회 내 ‘헌법개정특위’ 구성 제안
“늦어도 10월 초 구성해야 본격 논의”
여야에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 요청
與 한복-野 상복…“상황 인식 달라”


우원식 국회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9회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1일 “개헌의 필요성에는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넓다”며 “내년 지방선거일을 1차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원식 개원사에서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도 확고하고, 지난 대선에서 여야 정당 모두가 약속했다. 지금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에베레스트를 등반할 때도 중간캠프가 있고, 마라톤을 할 때도 마일스톤(Milestone·이정표)이 필요하듯이 개헌도 중간 목표지점을 설정하자는 것”이라며 “기약없이 논의만 이어지는 것도 막을 수 있고 국민들의 투표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고 제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우 의장은 “우선 할 수 있는 만큼, 합의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개헌의 문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하자. 늦어도 10월 초에는 개헌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해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며 여야 정당에 개헌특위 구성에 합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 의장은 이날 정기국회에서 다루게 될 주요 법안 및 예산안에 대해서도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정기회에서 다루게 될 정부조직법과 내년도 예산은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좌우할 첫 단추”라며 “여야 모두 국민 앞에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산업재해 예방 등을 다룬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 정책 대안과 산재 예방 사업 예산 확충, 산재보험 손보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호소했다. 우 의장은 “세월호, 이태원, 오송참사 등 사회적 참사의 악순환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그때마다 만들어지는 특별법은 사후약방문”이라며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더는 미루지 말자”고도 했다.

우 의장은 ‘한국판 IRA법’(국내생산촉진세제)과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일명 ‘K-스틸법’(철강산업특별법), 인공지능(AI) 관련 입법도 이번 정기국회 과제로 꼽았다. 국회 기후특위를 중심으로 한 기후위기 대응 관련 예산 확충 및 탄소중립산업법, RE-100 산업 관련법 등의 조속한 처리도 당부했다.

1일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 정기회 개회식에서 형형 색색 한복과 검은 상복을 입은 여야 의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


아울러 우 의장은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신뢰 구축에 관한 대한민국 국회 결의안’ 채택을 여야 정당에 요청했다. 우 의장은 “국민적으로도 폭넓게 동의할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회의 다짐과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한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국회가 한반도 평화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도록 여야 의원님들의 적극적인 검토와 논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국회는 오는 9일과 10일 각각 민주당,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거쳐 15~18일 대정부 질문으로 이어지며 100일간 운영된다.

한편 국민의힘을 제외한 정당 소속 국회의원 다수는 이날 ‘한복’을 입고 개원식에 참석했다. 우 의장은 화합의 의미로 한복을 입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의원들은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저승사자 의복을 비롯해 다양한 한복 차림으로 본회의장을 찾았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복’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참석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개원식 직전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상황 인식이 극명하게 다른 것 같다”며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의 질서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게 저희의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앞서 한복을 입은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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