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수당 경쟁 심각…제재 가할 수도” 금감원 경고

금감원, 생보협회 통해 영업 임원 긴급 소집
“시책 경쟁 과도…자정 없으면 조치 나설 것”
생보사, 제3보험 진출 확대…출혈 경쟁 우려
시책 2200%까지…불완전판매·절판 가능성


생보사 간 고율 시책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감독원이 영업 임원들을 긴급 소집했다. 자율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함께 전달됐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장기·제3보험 시장을 둘러싸고 생명보험사 간의 시책(특별 수당)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감독원이 생보사 영업 임원들을 긴급 소집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단기 실적을 쫓아 고율 시책·출혈성 할인이 계속되면서 금감원은 제재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생명보험협회를 통해 각 생보사 영업담당 임원들을 긴급 소집하고, 과도한 영업 관행을 자제하라는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최근 생보업계 내 경쟁 과열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 내 자율적인 개선을 당부한 것이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시책 과열이 특정 회사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어,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책 경쟁이 최근 업계 전반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주의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 내 과도한 영업 경쟁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자율 개선을 기대한다”면서도 “만약 기대하는 만큼의 자정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책이란 보험사가 기본 모집수수료 외에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추가 수당으로, 통상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일정 금액 또는 비율을 추가로 제공하는 구조다. 보험사는 이처럼 설계사에게 높은 수당을 제시해 모집 활동을 적극 유도하고, 자사 상품의 판매를 늘리려는 전략을 취한다.

최근 생보업계는 경쟁적으로 높은 수준의 시책을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는 지난달 치매간병보험을 중심으로 최대 2200%에 달하는 시책을 공지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유인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주요 생보사들은 대부분 최대 2000% 또는 이에 육박하는 시책을 내걸고 있다. 이는 1000% 안팎의 시책을 내건 손보업계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렇듯 생보업계의 시책 과열 양상은 IFRS17과 지급여력(K-ICS·킥스) 제도 도입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생보사들은 수요가 줄어드는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외 암·건강·치매보험 등의 제3보험(상해·질병·간병)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보장성 보험 중심의 신계약 확대를 통해 보험계약마진(CSM)과 킥스 비율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과거에는 실적 마감 직전 한시적으로 등장하던 고율 시책이 실적 압박과 자본 규제 아래 상시화하면서, 자율 개선으론 해결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도한 시책은 설계사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불완전판매와 중도 해지, 절판 마케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는 계약 품질을 악화하고, 장기 유지율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첫 상견례 자리를 통해 불건전 영업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물겠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책에 대한 상한선과 같은 규정이 없어 자율적 자정에 따르고 있다”면서도 “(당국이) 시책 경쟁을 구조적 문제로 판단한 만큼, 향후 영업 행태 전반에 대한 규율 강화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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