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협 심화”-시진핑 “운명공동체”…북중 ‘초밀착’(종합)

6년만 정상회담…중국 비핵화 언급 안해
북한 매체 “친선 불변 보여준 역사적 계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해 경제 협력 심화와 우호 관계를 확인하는 등 초밀착에 나섰다. 이들은 6년 만의 회담을 통해 양국이 운명 공동체이며 공동이익을 함께 수호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두고 “조중 친선관계의 불변성과 불패성을 보여준 력사적인 계기”라고 5일 보도했다.

통신은 전날 양국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했다고 전하고 “고위급 래왕(왕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는 문제와 관련하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이어 “대외관계 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인 정책적 립장(입장)들에 대해 호상(상호) 통보하시였다”면서 “국제 및 지역문제들에서 전략적 협조를 강화하고 공동의 리익을 수호할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시 주석을 향해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조중(북중) 사이의 친선의 감정은 변할 수 없으며 조중관계를 부단히 심화발전시키는 것은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조선은 앞으로도 국가의 주권과 령토완정, 발전리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립장과 노력을 전적으로 변함없이 지지성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은 이에 “중조는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돕는 훌륭한 이웃이고 훌륭한 벗이며 훌륭한 동지”라면서 “중국 당과 정부는 전통적인 중조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중조관계를 훌륭하게 수호하고 훌륭하게 공고히 하며 훌륭하게 발전시킬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이에 대해 보도했다. [연합]

통신은 또한 시 주석이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여도 이 립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측은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이 자기의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걸으며 조선식 사회주의 위업의 새로운 국면을 부단히 개척해나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양국 정상회담 결과문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북한 보도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지난 1∼4차 방중 당시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시 주석이 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었지만, 이번엔 제외되면서 사실상 중국이 북한의 핵을 묵인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전날 중국 관영 매체는 양국 정상회담 영상을 곧바로 공개했는데, 서정적인 배경음악을 넣어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통신 또한 회담이 따뜻하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며, 그날 오후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위한 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 후 전용열차로 베이징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

북중 정상회담엔 북한 측에서는 조용원·김덕훈 당 중앙위원회 비서,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리룡남 주중 대사가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배석했다. 북한은 이밖에 김용수 당 재정경리부장 등 경제 관료를 대동했는데, 경제 협력이 절실한 북한의 상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베이징행에 동행했던 딸 주애는 첫날 열차에서 내릴 때 모습이 통신을 통해 공개됐지만, 열병식 행사와 오찬 리셉션, 북러·북중 정상회담 일정과 환송식 등에선 포착되지 않았다. 이전 방중과 달리 김 위원장이 추가로 경제 관련 시설 등을 방문했다는 내용도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만찬을 끝낸 뒤 곧바로 귀로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4일 저녁 전용열차로 베이징역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차이치 서기와 왕이 부장, 인융 베이징 시장,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 등이 베이징 기차역에 나가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통신이 보도한 사진 속엔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를 든 학생들이 김 위원장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