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베이징서 54시간 ‘역대 최장’…4박 5일 채운 ‘다자외교’

북러·북중 연쇄회담 ‘정상국가’ 과시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戰勝節·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대회) 열병식에 전격 참석하며 4박 5일간의 ‘역대 최장’ 5차 방중 일정을 소화했다.

김 위원장은 5일 오후께 평양에 도착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늦게 전용 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및 만찬을 마친 김 위원장은 의전 차량을 타고 당일 오후 9시 50분께 베이징역에 도착, 15분 뒤인 10시 5분께 전용열차에 몸을 실었다.

지난 1일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은 이날까지 총 4박 5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친다. 이는 앞선 1~4차 방중을 포함해 역대 최장기간이다. 체류 시간으로 보면 베이징역에 도착한 2일 오후 4시께부터 베이징을 떠난 4일 오후 10시까지 약 54시간으로 이번 방중이 가장 길다.

김 위원장은 1차 방중(2018년 3월 25∼28일)과 4차 방중(2019년 1월 7∼10일) 때 각각 3박4일 일정으로 베이징에 왔었다. 2차(2018년 5월 7∼8일, 다롄)와 3차(2018년 6월 19∼20일, 베이징) 기간은 각각 1박 2일에 불과했다. 1차·4차 방중 때는 모두 열차를 이용해 이동 시간을 제외한 베이징 체류 시간은 각각 25시간과 27시간으로 만 하루 수준이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 회담했다. 두 사람의 회담은 2019년 1월 김 위원장의 방중, 그해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이뤄진 그해 두 번의 회담 이후 6년여만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경제 협력을 비롯해 소원했던 관계를 개선하며 사실상 ‘초밀착 모드’로 전환했다.

지난 3일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전승절 열병식 행사가 열리는 톈안먼(천안문) 망루에 올라 세 사람이 나란히 선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시 주석의 왼편에 서서 열병식을 관람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모습이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생중계됐다. 첫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김 위원장은 이어진 연회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나라 대표로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과도 피하지 않고 대화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과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2시간 30분에 걸쳐 회담하며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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