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신간]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그레이엄 올컷 지음·엄성수 옮김, 비즈니스북스)=‘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못된 인간이 되어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 누구나 친절을 받길 원하지만 베푸는 것에는 인색하다. 특히 직장에선 더욱 그렇다. 친절하면 만만하게 보이고, 이용당하기 쉽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저자는 성과주의, 능력주의 성공론에 반기를 들며 친절함으로써 성공하는 법을 제시한다. 구글, 코카콜라 등 성공한 기업들 최고경영자(CEO)들을 연구한 결과, 친절에서 비롯된 심리적 안정감이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인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친절은 받는 사람은 물론 베푸는 사람, 목격한 사람, 다른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이로운 ‘윈-윈-윈-윈(win-win-win-win) 전략’이라고 저자는 지칭한다. 친절의 수많은 영향력을 소개하고, 그럼에도 우리가 친절하지 못했던 이유를 분석하면서 일과 삶에서 친절을 실천할 수 있는 원칙을 제시한다.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염승숙 지음, 문학과지성사)=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작가 염승숙이 지난 2021년부터 발표해 온 여섯 편의 작품을 실은 단편집이다. 수록작들은 치열한 생계의 최전선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포착했다. ‘프리 더 웨일’에선 남편 상우가 죽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수경이 무례한 직장 상사의 언사를 하루하루 견디지만, 자라는 아이를 통해 미약하나마 희망을 발견하는 내용이다.

‘믿음의 도약’은 철과 영 부부의 ‘내 집 장만기’다. 나만의 보금자리가 생긴다는 기쁨보다는 어려운 경제 사정에 따른 답답함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또 명예퇴직 후 외로운 나날을 보내는 노인의 삶을 다룬 ‘구옥의 평화’, 순탄한 미래를 위해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연인의 단점을 못 본 척하는 여성의 이야기 ‘진영의 논리’ 등이 실렸다. 각각의 단편은 독립적인 작품이긴 하지만, 일부 작품에서 같은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프리 더 웨일’ 수경의 직장 상사는 ‘진영의 논리’ 진영의 남자친구이며, ‘구옥의 평화’ 구옥의 딸이 진영이다.

▶맛에 진심이라면, 교양 한 그릇(박찬일 지음, 북트리거)=시금치나 고기 없는 잡채는 생각할 수 있어도 당면 없는 잡채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원래부터 잡채에 당면이 들어갔던 건 아니다. 중국 음식점에서 파는 고추잡채만 봐도 채 썬 피망과 양파, 고기 등만 있을 뿐 당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잡채는 여러 채소를 볶아 꿩고기와 버무리고 여기에 걸쭉한 밀가루 즙을 끼얹어 만들었다. 원래부터가 당면이 메인인 음식은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값이 싼 당면이 대중화하면서 잡채에도 당면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당면은 잡채 외에도 만두, 순대 등 다양한 음식에 들어갔다. 저자는 잡채 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슈니첼에서 기원한 돈가스를 비롯해 떡볶이, 파스타, 라면, 짜장면 등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들의 탄생 비화와 역사를 추적했다. 지난 2022년 중학 독서평설에서 1년간 연재한 글을 모아 보강하고, 일부는 새롭게 글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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