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라크서 4.4조원 초대형 플랜트 수주 잿팟

이라크 해수공급시설 프로젝트 계약 체결
2023년 카르발라 정유공장 이후 최대 규모
현대건설 “초대형 고부가 프로젝트로 지배력 확대”


14일(현지시간) 이라크 총리실에서 열린 계약 서명식에서 패트릭 푸얀 토탈에너지스 최고경영자(CEO, 왼쪽)와 류성안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이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가운데)가 지켜보는 가운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자료=현대건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한화로 4조원이 넘는 규모의 초대형 해수 처리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사업 규모로 보면 2023년 준공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총 사업비 60억4000만달러) 이후 최대다.

현대건설은 14일(현지시간) 이라크 총리실에서 32억7700만달러(약 4조3900억원) 규모의 해수공급시설(WIP) 프로젝트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이라크 내 ▷가스 ▷석유 ▷태양광 ▷해수 처리 등 가스 개발 통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해수공급시설 프로젝트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로부터 동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코르 알 주바이르 항구 인근에 하루 500만배럴 용량의 용수 생산이 가능한 해수 처리 플랜트를 건설하는 공사다. 이곳에서 생산된 용수는 바스라 남부 웨스트 쿠르나, 남부 루마일라 등 이라크 대표 유전의 원유 증산에 투입될 예정이다.

14일(현지 시간) 이라크 총리실에서 열린 계약 서명식에서 류성안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왼쪽 3번째)과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왼쪽 5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자료=현대건설]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 석유회사,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인 카타르 에너지가 공동 투자하는 사업으로, 공사기간은 착공 후 49개월이다.

국가 수입의 90% 이상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이라크는 현재 하루 420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2030년 800만배럴까지 증산하고자 WIP를 포함한 여러 정책사업을 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플랜트 시장에서 강자의 위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1978년 바스라 하수도 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이라크에 진출한 이래 알무사이브 화력발전소 공사, 북부철도, 바그다드 메디컬시티,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 약 40건, 90억달러에 이르는 국가 주요 시설을 건설해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전쟁, 코로나19 같은 불확실성에도 이라크에서 주요 국책 공사를 수행하며 경제성장에 기여한 신뢰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향후에도 정유공장, 전력시설, 주택 등 다양한 분야의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이 발표한 2025 인터내셔널 건설사에서 약 98억5000만달러의 해외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10위에 등극했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이래 역대 최고 순위이자 국내 건설사 최고 순위이다.

한편 현대건설의 이번 대규모 수주로 정부의 해외건설 목표치(500억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OCIS)에 따르면 올해 1~8월 해외수주액은 372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실적(371억달러)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2015년(461억달러) 이후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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