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주치의와 재회한 ‘오둥이’

극진한 치료·보살핌 덕택에
다섯쌍둥이, 건강하게 퇴원
홍수빈 교수와 1년여만에 만나


지난해 9월 태어난 다섯쌍둥이 가족과 주치의인 홍수빈(뒷줄 맨 오른쪽)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탄생한 다섯쌍둥이가 1년 만에 주치의인 홍수빈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했다.

22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미숙아로 세상에 나오자마자 2개 신생아 중환자실에 나눠 입원했었던 이들 다섯 오누이는 분만을 담당했던 홍 교수와 1년여 만에 처음 만나게 됐다.

지난해 9월 20일 세계적으로도 드문 자연임신 다섯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출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작은 체구의 ‘오둥이’ 엄마 사공혜란 씨는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자 힘이 들어 매일 울었다고 한다.

작은 배에 다섯 아가가 자라느라 앉아있기도 누워있기도 어려웠다.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진단으로 출산을 더 미룰 수 없게 됐다. 결국 26주에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아들인 첫째 새힘, 둘째 새찬, 셋째 새강은 800~900g, 딸인 넷째 새별, 막내 새봄은 700g대인 체중으로 일반적인 신생아 몸무게 기준(3㎏ 내외)에 훨씬 못 미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가 시급했다.

오둥이 부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면회를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을 찾았다. 엄마인 사공씨는 출산 후 몸조리도 다 하지 못한 채 매일 모유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 1월 남자 아이들이 먼저 퇴원했고, 장 천공으로 수술까지 했었던 막내 새봄까지 집에 갈 수 있었다. 다섯 명 중 736g의 가장 작은 몸무게로 태어났던 넷째 새별은 후두 연화증으로 호흡 보조가 필요해 입원 생활이 길어졌지만, 지난 3월 퇴원해 6개월 만에 5남매가 한 집에 완전체로 모일 수 있었다.

다섯쌍둥이처럼 임신 37주가 되기 전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라 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출생체중이 2.5㎏ 미만인 저출생 체중아, 1㎏ 미만인 초극소 미숙아도 늘고 있다. 이런 이른둥이들은 만삭까지 엄마 뱃속에서 크지 못해 주요 장기가 다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며, 약한 면역체계로 인한 감염에 취약하다.

최근 수도권 유일 보건복지부 권역 모자의료센터에 신규로 선정된 서울성모병원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인 고위험 산모 입원실 12병상과 신생아중환자실(NICU) 50병상을 운영 중이다.

산부인과 산과 전문의 5인이 고위험 산모의 건강한 출산을 책임지고 있으며,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전문의 12인이 신생아를 위한 전문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마취통증의학과·응급의학과·영상의학과 역시 당직 체계를 통해 유사시 필요한 응급 수술 등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한 다학제 협진을 제공하고 있다.

홍 교수는 “이른둥이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크지 않은데, 다섯쌍둥이도 모두 작게 소리를 냈다.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안도하고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분만 당시를 떠올렸다.

오둥이 출산 후 건강 회복을 책임진 윤영아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장(소아청소년과 교수)도 “살얼음판을 걷듯 긴장한 채 돌봤던 아이들이 건강하게 엄마·아빠 품에 돌아가, 첫째 새힘이는 8㎏이 될 정도로 많이 자랐다”며 “앞으로도 재활의학과 등 관련 의료진과 협진으로 정기적인 발달검사를 지속적으로 진행,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되었던 오둥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