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취약차주 금융안정 시급
가계대출자 약 149만명이 연 소득의 10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계속하더라도 부채가 늘 수밖에 없는 굴레에 빠진 상황으로 이들 중 대부분은 결국 자체적인 회생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차주(대출자) 수는 1971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88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중 가계대출자 266만명은 연 소득의 70% 이상을 원리금 갚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그중 약 149만명은 평균 연 소득의 100% 이상을 모두 원리금 상환에 사용했다.
통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 이상이면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70% 이상 가계대출자 280만명, 100% 이상 160만명보다 각각 14만명, 11만명 줄어든 수준이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높은 이들 중 상당 부분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DSR이 70% 이상인 다중채무자는 115만명으로다중채무자(459만명)의 25.1%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전체 취약자주 137만명 중 DSR이 70% 이상인 차주는 48만명으로 전체의 35%에 달했다. 이들의 대출은 64조1000억원으로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99조7000억원)의 64.3%를 차지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를 말한다. 다중채무자보다도 더 취약한 상환 조건의 대출자인 셈이다.
소득으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여전히 수백만 명에 이르는 상황 속에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도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부담이다. 올해 1분기에 가계대출 연체율은 은행 0.41%, 비은행 2.38%로 2018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 의원은 “올해 은행권·비은행권의 연체율이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우려스럽다”며 “취약 계층은 상대적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금융당국은 가계 차주의 맞춤형 채무조정제도 등 금융안전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