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거북이에 쑥대밭 국교위…“교육부 들러리·식물기구 전락” 사퇴 위원의 한탄[세상&]

퇴임 기자간담회서 1기 국교위 정면 비판
“국교위 직원 30여명뿐, 100명으로 늘려야”


정대화 국교위 상임위원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교위 3년은 국교위법을 정면으로 어긴 기간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사퇴를 선언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상임위원이 “지난 3년간 국교위는 교육부의 들러리이자 식물기관이었다”라고 비판하면서 그간의 국교위 활동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국교위는 이배용 전 위원장의 ‘김건희 여사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에 휩싸이면서 쇄신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정대화 국교위 상임위원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교위 3년은 국교위법을 정면으로 어긴 기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정 위원은 국교위 3년 운영을 언급하면서 “교육부의 해바라기, 들러리, 박수부대, 하청기구, 대행 기구, 식물기관으로 전락했다”며 “국교위가 오히려 교육 위기를 가중시킨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든다”라고 언급했다.

정 위원은 제1기 국교위가 자체 발의한 안건이 1건도 없었던 점을 거론하면서 국교위의 장애물로 ▷정파적 구성의 한계 ▷사회적 합의 실종 ▷소통 차단 ▷의견수렴 부재 ▷교육부 들러리 ▷위원장의 구태의연한 리더십 ▷비밀주의 등을 꼽았다.

정 위원은 2기 국교위를 향한 조언도 이어갔다. 정 위원은 “직제 개선을 통해 현재 직원 35명을 100여명 규모로 늘리고 중장기국가교육발전계획을 언제·어떻게·어떤 목표로 세울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특히 2026학년도 대입에서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교육부와 업무 협조 체계를 구축해 고등교육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는 어떻게 거칠지를 분명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국가 중장기적 교육발전계획과 관련해선 “현재 국교위에는 20개 교육 의제가 마련돼 있고, 의제별로 원고지 100매 분량의 초안이 준비돼 절반가량 완성된 상태”라고 했다.

정 위원은 리박스쿨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4명의 위원에 대해서는 “자진해서 사퇴하는 것이 맞다”며 “극우적인 인물들이 국가 교육 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국민적 신뢰 차원에서 대단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통령에게 “교육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여러 가지 험난한 국정과제가 많지만 교육의 방향을 잡아주시는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2년 출범한 국교위 상임위원 2명의 임기는 오는 26일까지다. 국교위 상임위원은 대통령·여당·야당에서 각각 1명을 추천한다. 대통령실에서 추천한 이배용 전 국교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에 휩싸여 자진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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