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장성 800명 집결한 ‘전군 지휘관 회의’ 이례적 참석…구조조정? 정치활용?

트럼프 “아주 좋은 모임” 연설 예정
헤그세스, 회의서 전사 정신 등 발표
美국방부, 주한미군사령관 ‘4성→3성’ 표기
주한미군 위상 격하 가능성 주목
트럼프 참석에 ‘軍정치 활용’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오는 3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전 세계 미군 장성 800여명을 본국으로 소집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참석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이 처음 이 같은 자리를 예고했을 당시 미군 지휘부에 대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이번 회의의 의도에 대한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는 관측이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주 미국과 세계 각국에 있는 준장(1성)급 이상의 지휘관에게 오는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헤그세스, 전사정신 등 軍 운영 방식 발표할 듯

2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정문 밖 해병대 기지 표지판. [AFP]

미국 NBC는 이번 회의가 헤그세스 장관이 군의 성과를 강조하고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국방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라며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ABC 뉴스도 다섯 명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헤그세스 장관이 미군에 ‘전사 정신(warrior ethos)’을 되살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 이례적인 회의가 헤그세스 장관이 직접 전사 정신에 대한 구상과 향후 방향을 장성들에게 설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기준과 미군의 향후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도 포함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군사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얼마나 좋은 상태인지,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는 아주 좋은 모임일 뿐이다. 좋은 메시지다”며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 단결심을 다지는 자리일 뿐이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짐 타운센드 전 펜타곤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쇼를 놓칠 수 없는 사람”이라며 “그가 끝내고 나면 일정은 어긋나고, 분위기도 모두 빨려 나가 헤그세스 장관이 전하려던 메시지를 전달할 시간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참석에 추측 더 무성해져…정치 목적 미군 활용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워싱턴 D.C. 백악관 언론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는 모습.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게 되면서 해당 자리가 어떤 목적으로 활용될지에 대한 추측이 더욱 무성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 내부 인명록에 4성 장군인 제이비어 브런슨과 로널드 클라크의 계급이 중장(3성)으로 표기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WP는 보도했다. 브런슨은 주한미군사령관으로 4성 장군이다. 클라크는 태평양육군사령관을 맡고 있다. 소식통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이 두 자리의 위상을 격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클라크 사령관의 대변인인 아이작 스턴 대령은 클라크 장군의 중장 표기가 오류로 보이며 해결됐다고 WP에 말했다.

하지만 스턴 대령의 설명에도 일각에선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의 구조조정과 맞물린 의도적 조치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 국방전략(NDS)은 전임 행정부와 달리 인도·태평양 지역이 아닌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개연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브로드뷰의 이민자 처리 센터 밖에서 연방 법 집행 요원들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AFP]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 매거진은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행정부에 대한 의견을 억압하는 데 군이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비롯한 이민자 구금시설에 군 병력을 배치하고, 필요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이민자들에 대한 반대 시위를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로스앤젤레스에 주(州)방위군 2000명과 해병대 700명을 배치했는데,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은 이를 위법으로 판결했다.

타임 매거진은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원 소속의 도시들에 군 투입을 위협했으며, 해당 도시의 범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 판단을 근거로 정당화해왔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으로 보안이 강화됐고, 수많은 고위 장성과 부사관들을 퀀티코로 이동·숙박시키는 데 드는 비용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CNN은 수백 명의 장군·제독과 보좌관들을 갑작스럽게 버지니아로 소집하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소식통들을 통해 전했다. 항공권 비용만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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