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갑자기 발생한다? 99% 몇년 전 미묘한 ‘이 신호’ 있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심장마비나 뇌졸중, 심부전 등 심각한 심혈관 질환을 겪는 환자 대부분이 발병 수년 전부터 이미 고혈압·고혈당·고콜레스테롤·흡연력 등 ‘경고 신호’를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의대와 연세대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한국 성인 930만명과 미국 성인 약 7000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심장학회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흡연력 등이 기록된 정기 건강검진 기록을 최대 20년간 추적 분석했다.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등 후속 진단과 비교하면서 질환이 발생하기 전 어떠한 건강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심혈관 질환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 99% 이상이 하나 이상의 ‘비최적’ 위험 요인을 지니고 있었고, 93% 이상은 두 가지 이상 위험 요인을 동반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미만의 젊은 여성의 경우에도 발병 전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경고 신호를 경험한 비율이 95%에 달했다.

연구에서 정의한 ‘비최적 위험 요인’은 미국심장학회가 규정한 이상적 심혈관 건강 수준에서 벗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혈압 120/80mmHg 이상 또는 고혈압 치료 중 ▲총콜레스테롤 200㎎/㎗ 이상 또는 치료 중 ▲공복 혈당 100㎎/㎗ 이상·당뇨 진단 또는 치료 중 ▲과거 또는 현재 흡연력이 해당된다.

노스웨스턴 대학교 파인버그 의과대학의 심장학과 교수이자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필립 그린랜드 박사는 “이러한 결과는 심혈관계 결과가 나타나기 전에 하나 이상의 비최적 위험 요소에 노출될 확률이 거의 100%라는 것을 매우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쉽게 치료할 수 없는 다른 요인에 주의를 빼앗기기보다, 이러한 조절 가능한 생활습관 관련 위험 인자를 관리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혈관 질환은 여전히 전 세계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약 1800만명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40세 미만 성인의 심장마비가 매년 2%씩 늘고 있으며, 18세에서 44세 성인의 뇌졸중은 지난 10년 사이 약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년층의 뇌졸중 발생률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심장병을 ‘노인병’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 탓에 젊은 환자들이 쉽게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고혈압, 고혈당, 고콜레스테롤은 식습관 개선, 규칙적 운동, 금연, 약물치료 등으로 비교적 조기에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은 많은 환자들이 자신에게 위험 요인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내고 있다며 정기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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