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품 재현? 고문도구?”…아기 묶어 키우는 몽골 요람 찬반논란[나우,어스]

[SCMP 캡처]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북부 몽골계 가정에서는 아기를 나무 요람에 묶어 키우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요람 안은 기저귀나 모래, 흙으로 채워져 아기가 마치 엄마 품에 안긴 듯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수백 년 동안 전해 내려온 이 관습은 몽골 부모의 지혜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아기의 움직임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된다. 유목민 가정에서는 이 전통 요람이 새로운 생명에 대한 돌봄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보도했다.

내몽골 지역에서는 아기들이 기어 다니기도 전, 대부분의 시간을 ‘울루기’라 불리는 전통 요람에서 보낸다. 기록에 따르면 울루기는 13세기부터 사용돼 왔으며, 나무와 구리 고리, 밧줄로 제작된다.

부모는 울루기에 버터를 바르고 부적을 단다. 보통 딸에게는 거울, 아들에게는 작은 활이나 칼을 장식한다. 엄마는 아기의 다리를 곧게 펴 요람에 눕히고 이불을 덮은 뒤 천으로 단단히 묶는다. 이때 조임은 안전을 보장할 만큼 단단하되, 혈액순환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여야 한다.

이 방식은 엄마 뱃속의 안락함을 재현해 아기가 깊이 잠들도록 돕는다고 여겨진다. 요람이 흔들리며 아이를 재워주는 효과도 있다.

옛날 유목 생활 시절, 울루기는 아기를 말 등에 태우고 이동할 때 안전을 지켜주는 이동식 요람 역할을 했다. 하나의 울루기는 형제자매는 물론, 세대를 넘어 수십 년간 대물림되기도 했다. 어떤 부모들은 아기가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울루기에 눕히고, 4~5살까지 사용하기도 했다.

[SCMP 캡처]


일부는 요람에 흙과 모래를 채우면 대지가 아이를 기르고 건강을 지켜준다고 믿는다. 이들에게 아기를 요람에 묶는 것은 실용적 지혜이자 부모의 사랑이다.

2016년 울루기는 중국 무형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

그러나 이 전통을 두고 논란도 많다. 일부는 이를 ‘고문 도구’에 비유한다. 온라인에서는 “성인을 이렇게 묶어놓으면 견디기 힘들 텐데, 아기라면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거나 “왜 현대식 전자 요람을 쓰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지지자들은 “엄마가 직접 아이를 묶어주는 것이 기계 요람보다 인간적이고 의미 있다”고 반박한다. 내몽골 출신의 한 누리꾼은 “대부분 우리 세대가 이렇게 자라 키도 크고 건강하게 자랐다”고 말했다.

내몽골의 한 여성은 “딸은 요람에 묶였을 때 더 깊이 잠든다. 옆에서 함께 잘 때보다 두 시간 이상 더 잔다”고 전했다.

또 다른 남성 바투는 “어릴 적 요람에 묶이면 바로 울음을 그쳤다. 지금도 상하이에서 늦게까지 일하다 잠이 오지 않으면 이불로 몸을 단단히 감싼다. 초원의 자유롭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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