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달러 부자’ 머스크가 절대 못 참는 아킬레스건 있다

테슬라 주가 고공행진에도 오픈AI와 ‘결별’ 뼈아픈 기억
“오픈AI 잘 나갈수록 임원 들볶아” 

 

지난 3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글로벌 행동의 날’ 행사 중 한 활동가가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한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와 결별하고 기업 경영에 전념하면서 사업을 크게 키웠지만, 자신이 손을 뗀 오픈AI의 성공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전언이 나온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5000억달러(약 700조원) 자산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못 참는게 있다. 공동창업으로 함께했다 갈등 끝에 손을 뗀 오픈AI의 성공이다.이는 최근 머스크의 사업에서 고위 임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조명한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FT는 머스크가 운영하는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 xAI 등에서 고위 임원들의 이탈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따르면 옵티머스 로봇 및 인공지능 팀의 핵심 멤버들부터 테슬라의 미국 영업팀, 배터리 및 파워트레인 부문, 최고정보책임자(CIO)까지 최근 회사를 떠났다. 최고위층의 인력 유출은 xAI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데, xAI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개월만에, 법무 총괄은 16개월만에 퇴사했다.

퇴사의 주된 이유는 ‘번아웃’이다. 그 번아웃의 배경에는 머스크가 오픈AI를 공동 창업했다 사이가 틀어진 샘 올트먼과의 경쟁 심리가 있다. 최고위 임원들은 챗GPT의 출시 이후 머스크가 요구하는 업무 강도가 더욱 세졌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퇴사한 한 고위 임원은 “일론은 챗GPT에 자격지심을 갖고 있고, 샘 (올트먼)을 파산시키기 위해 깨어있는 모든 순간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2015년 샘 올트먼과 손잡고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단체 형태로 오픈AI를 만들었다. 머스크는 직접 출자하고 올트먼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오픈AI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머스크와 올트먼이 크게 부딪히며 지난해 결별하게 됐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노선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고, 올트먼은 기술 발전과 자금 마련을 위해 상업화가 불가피하다고 맞서 이견을 좁힐 수 없었다. 둘의 결별 과정도 시끌벅적했다. 머스크는 수차례 올트먼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지난해 3월 계약 위반으로 올트먼을 고소했다 3개월만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이렇게 아프게 떠나보낸터라, 결별 이후 오픈AI가 ‘잘 나가는’ 것이 더 견딜 수 없다는게 임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올트먼을 꺾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그의 열정이 오히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xAI의 CFO였던 마이크 리버라토어는 격무를 견디다 못해 경쟁사인 오픈AI로 이직했다. 그는 사회관계망(SNS) 링크드인에 “102일 – 주 7일 사무실 근무; 주 120시간 이상; 나는 열심히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머스크는 오픈AI,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xAI에서 새로운 AI 기능을 서둘러 출시하면서 사용자에 대한 안전장치도 소홀히했다. 엑스(옛 트위터)에 통합된 챗봇 ‘그록’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를 찬양해 세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록에 들어간 미소녀 캐릭터 ‘애니 봇’은 사용자들과 대화를 거듭하며 친밀해지면, 성적인 모습과 표현을 보여줘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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