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타코(TACO)’? 물러서는 트럼프, 물러서지 않을 시진핑

미, 중국에 100% 관세 부과로 무역전쟁 재개
강공 뒤 트럼프 “중국 도우려는 것” 등 유화 메시지
‘메가 타코(TACO)’ 비아냥 속 “중국 물러서지 않을 것” 전망

 

지난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이 ‘100% 관세’로 중국에 반격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두고, 이번에도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라는 비아냥 섞인 평이 나온다. 양국의 1차 무역전쟁때의 ‘학습효과’로 인해 중국이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범위를 넓히자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경책을 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즉각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SNS) 플랫폼 게시글, 기자들과의 회견 등을 통해 잇달아 유화적인 메시지를 중국에 보냈다. 그는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매우 존경받는 시 주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잠시 힘든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고, “나는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그는 매우 강인한 사람이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중국의 훌륭한 지도자”라며 시 주석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강경책 직후 지속적으로 나오는 유화 메시지를 두고 이번에도 ‘타코(TACO)’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타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정책을 강경하게 시작했다 이후 나오는 반발에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꼬집는 말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전직 미국관리의 말을 인용해 ‘메가 타코(mega Taco)’라는 평을 내놨다. 그는 “시 주석은 이(TACO)를 정확히 꿰뚫어 볼 것이다. 이는 절박함은 아닐지라도, 명백한 나약함과 결의 부족의 신호”라 말했다.

미국이 강경책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협상 가능’의 메시지를 던진 것의 효과에 대해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중국이 미국의 기대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모습이다.

와일리 레인 로펌의 무역 변호사인 나작 니칵타르는 중국이 지난 4월 1차 무역전쟁을 통해 학습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물러설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 시장이 하락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상무부 관리이기도 했던 니칵타르는 “이번에 중국은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시 주석은 우리(미국) 시장이 하락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이 제 발등을 찍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

독립 자문사인 후통 리서치의 베이징 주재 창립 파트너인 펑추청은 중국 정부가 “수동적으로 다음 회담을 기다리기보다는, 협상 재개를 강제하기 위해 먼저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다시 활성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4월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사용했던 전략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 인민대학교 왕원 학장은 새로운 긴장이 협상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 학장은 “중국의 대응 조치는 유리하며 궁극적으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킬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종이호랑이’ 같은 행동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이 2차 무역전쟁에 나선 것은 공화당 내 보호무역, 중국강경론자 등의 입장이 적극 반영된 조치다. 그러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내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는데다 협상에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여부가 걸려있어, 미국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타코’ 논란을 불러온 트럼프의 유화 메시지는 이 같은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 연구소의 셰옌메이 선임 연구원은 무역에서는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양국 모두 상대방의 수출 통제에 노출되어 있지만, 기업 부문만 놓고 보면 중국이 우위를 가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미국 기업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많고, 특히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일부 기업은 미국 기업계의 최고 보석과도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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