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프랑스 순방 때 ‘반려견 의전’ 요구…조현 “대통령실서 직접 연락”

반려견 전용 차량, 전담 대사관 직원 지정도
이재정 “외교부가 여행 매니저? 치욕스럽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반려견을 안고 있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자신들의 반려견이 머물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달라고 하는 등 개를 위한 의전을 요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3년 두 차례 프랑스를 방문했는데, 이때 반려견을 동반하겠다고 계획하면서 의전을 준비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호텔 스위트룸에 개가 머물 공간을 요구하고, 반려견 전용 차량과 반려견을 담당할 만한 대사관 직원을 지정하는 등 어이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상외교 방문 시에는 국가원수나 대표단의 안전과 보안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개를 의전하기 위해 우리 공적 조직이 그렇게 휘둘렸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외교부가 김건희 여행 매니저인가. 개집을 마련해야 하고, 퍼스트 독(First Dog)을 모셔야 되고, 너무 치욕스럽다”고 했다.

이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제가 파악을 해보니까 외교부 의전실을 통하지 않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주프랑스 대사관에 연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또 의전을 맡아서 하는 외교관들이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12월에 네덜란드를 수교 62년만의 국빈 방문을 하면서 과도한 의전 요청으로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가 초치되는 등 외교 갈등으로 번진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 열흘 앞두고 과잉 의전으로 인해 주네덜란드 대사가 초치됐다”며 “네덜란드 측 불만이 초치 전문에 나와 있는데, 불필요하거나 지엽적 수준의 한국 측 문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한국 측의 무리한 막판 요청을 수용할 수 없고, 반드시 필요하거나 긴급한 사항들만 협의해달라 라고 적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측은) 방문하는 곳의 엘리베이터 면적을 알려달라고 하고 반도체 기밀 시설의 출입 인원을 늘려달라고 한 것 외에도 자동차 엔진 사이즈, 왕궁 내 모든 승강기 크기 측정 등 네덜란드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본질적인 내용까지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같은 상황을 주네덜란드 대사가 초치 전문과 함께 본국에 보고했음에도 외교부에서는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외교부는 당시 초치에 대해 “일상적인 소통의 일환”이며 “행사는 양측 모두 만족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당시 네덜란드 대사였던 최형찬 국립외교원장은 초치됐을 때 상황에 대해 “국빈 방문을 열흘 앞두고 있었는데 양측 간 일정 합의가 되지 않은 것도 있어서 긴장감도 있었던 면담 분위기였다”며 “(본국에)상황은 사실대로 보고했다”고 답했다.

조현 장관은 “(의전 요구에)지나침이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현지 대사가 (네덜란드) 외교부로 초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교부는 이러한 일을 반면교사 삼아 의전을 합리화하자고 (제가 장관) 취임 초부터 이야기 해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의전 간소화와 합리화를 이야기했다.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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