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10명 중 3명 ‘무대응’…정부 지원제도 인지도 낮아

노동부 실태조사…직장인 29% “직장 내 괴롭힘 경험하거나 목격”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실효성 지적…김위상 의원 “보완 필요”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피해자 10명 중 3명은 문제 제기나 신고하지 않고 ‘무대응’ 대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내에서 불이익이나 비난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별도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사직을 통해 회사를 떠나는 피해자도 20% 가까이 됐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시행된 지 6년이 넘었지만, 업무상 적정 범위에 대한 판단 기준 등이 미흡해 제도 재정비를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2024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조사에 응한 직장인 1000명 중 288명(28.8%)은 최근 1년 사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연령별로 교차분석한 결과를 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 30대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30대 남성은 16.9%, 30대 여성은 24.1%가 최근 1년 내 직장 내 괴롭힘을 겪어봤다고 답변했다.

직위별로는 대리급(21.1%)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사원급(17.6%), 과장·차장급(17.4%), 부장급 이상(9.7%) 순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한 비율은 상사(임원 제외)가 54.5%로 절반이 넘었고, 동료(38.2%)가 뒤를 이었다.

괴롭힘으로 많이 응답한 유형은 복수 응답을 종합하면 폭언(150명), 따돌림·험담(130명), 강요(91명), 차별(76명) 순으로 나타났다.

대처 방법은 ‘동료와 상담’(131명·45.5%)이 가장 많았지만, ‘무대응’(90명·31.3%)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신원이나 사건 내용이 알려져 불이익·비난받을 가능성’,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우려’ 등을 대표적 사유로 꼽았다.

회사를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최근 1년 직장 내 괴롭힘을 겪거나 봤다는 응답자 중 17.0%는 ‘사직’을 대처 방법으로 택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한 근로기준법이 2019년 7월 16일 시행되고 6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업무상 적정 범위에 대한 기준의 모호성이 대표적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하는 업무상 적정 범위에 대한 사용자와 근로자 간 해석이 제각각이어서 적극적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 지원제도의 낮은 인지도는 또 다른 비판 지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 지원책인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의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교육지원, 지방노동관서 신고 조치, 근로자지원프로그램 상담을 모두 모른다는 응답이 30.0%였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회사에서 주된 변화 내용에 대해선 ‘특별한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37.8%로 가장 많았다.

김위상 의원은 “피해 근로자가 걱정하지 않고 노동위원회 등에 직접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적 통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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