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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렁이 [임상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중국의 50대 여성이 요도에서 기생충이 배출된 것으로 의심해 병원을 찾았지만, 자연에 서식하는 지렁이로 드러났다.
중국 저장대 의과대학 진화병원 의료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임상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에 58세 여성 A씨의 사례를 보고했다. 이 여성은 6개월 전부터 변기에서 여러 차례 기생충을 발견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요도에서 벌레가 네 번이나 배출됐다”며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벌레가 한 마리씩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나 배뇨 곤란 등 요로계 이상 증상은 전혀 없었다.
의료진이 벌레를 확인한 결과, 벌레는 길이 약 25~35㎜, 너비 1~2㎜의 원통형으로 피처럼 붉은색을 띠었다. 의료진은 처음에 신장에서 발견되는 거대 신장충(Dioctophyme renale) 감염을 의심해 혈액·소변·대변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모든 검사 결과는 정상 범위였고, 기생충 알도 발견되지 않았다. 잠혈 반응과 대변·소변 배양 검사 역시 음성이었다.
이후 의료진은 벌레를 포르말린에 고정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중 벌레 표면에 강모 구조를 발견했다. 이 털 구조는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기생충에는 없는 형태였다.
추가 조사 결과, 환자는 농촌 지역의 자가 건축 주택에서 거주 중이었으며, 벌레는 주로 여름철 1층 화장실에서만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봄과 여름에 흙 속에서 굴을 파는 지렁이의 습성과 일치했다.
결과적으로 의료진은 흙 속의 지렁이 유충이 배수관을 통해 변기 안으로 들어와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판단했다. 의료진은 “환자와의 여러 차례 면담, 추적 관찰, 그리고 방대한 과학적 정보를 종합해, 이 ‘선충’이 토양 속 지렁이에서 유래했다고 추정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소변에서 발견되는 모든 벌레가 진정한 기생충 감염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간단한 현미경 검사(예: 강모 확인)를 통해 불필요한 기생충 검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